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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기준금리 ‘매파적 동결’…1992년 이후 최다 반대표·파월 이사직 잔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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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30. 06:58

FOMC, 8대 4 표결 분열…위원 3명 '완화 편향' 문구 반대·1992년 이후 최다 이견
상원 은행위, 워시 후보자 인준안 통과…5월 15일 의장 교체 수순
시장, 연내 금리 동결 반영…2027년 인상 가능성
Federal Reserve Powell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준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AP·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하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2명 중 4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1992년 10월 이후 최다 이견이 표출됐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를 둘러싼 위원 간 시각차가 드러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의장 임기 종료 후에도 연준 이사직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1992년 이후 최대 이견 표출과 리더십 교체가 동시에 맞물리는 이례적 상황이 전개됐다.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에 대한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안이 이날 통과하며 5월 15일 이후 의장 교체 수순이 가시화됐으나,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분열이 표면화하면서 향후 정책 전망이 한층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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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준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AFP·연합
◇ 미 연준 FOMC, 기준금리 동결 속 8대 4 표결 분열…위원 3명 '완화 편향' 문구 반대

FOMC는 이날 정책결정문에서 경제 활동이 '견조한 속도(solid pace)'로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고용 증가는 낮고 실업률은 최근 수개월간 거의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부분적으로 반영해 상승했다"고 명시했고, 중동 상황이 경제 전망에 '높은 수준(high level)'의 불확실성을 유발하고 있다는 표현을 기존보다 강화해 삽입했다. 위원회는 최대 고용과 2% 물가 목표를 재확인하며 이중 책무(dual mandate) 양측의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대 4명 중 3명인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베스 해맥 총재, 미니애폴리스 연은의 닐 카시카리 총재, 댈러스 연은의 로리 로건 총재는 금리 동결에는 찬성하면서도 '완화 편향' 문구가 정책결정문에 포함되는 데 반대했다.

쟁점이 된 문구는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에 대한 추가(additional) 조정의 범위와 시기를 고려함에 있어 위원회는 입수되는 데이터와 변화하는 전망, 위험의 균형을 신중히 평가할 것"이다. '추가'라는 단어가 다음 행보가 인하 방향임을 시사한다는 점이 매파 3인의 반발을 샀다.

나머지 반대 위원인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는 반대 방향인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지지했다. 그는 2025년 9월 취임 이후 회의마다 인하를 주장해 왔다.

파월 의장은 반대표와 관련해 "위원회 중심이 보다 중립적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우리 중 다수는 지금 당장 그런 신호를 보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향후 회의 전망에 대해 "추측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어느 시점에는 정책 문구를 조정하게 될 것이며, 그 시점이 이르면 다음 회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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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진행된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시장, 금리 인하 기대 축소…국채금리 상승·연내 동결 반영

이날 뉴욕증시 마감 기준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최대 11bp(1bp=0.01%포인트) 급등해 3.95%를 기록하며 한달 만에 최고치에 달했고, 10년물 수익률은 7bp 오른 4.41%, 30년물은 5bp 상승한 4.99%를 각각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선물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올해 안에 금리 변화가 없을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는 한편, 2027년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산정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동결한 뒤, 내년 3분기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며, 다음 정책 행보를 인하가 아닌 인상으로 제시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낸시 반덴 후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종전 후 원유 생산 정상화에 얼마나 걸릴지 불확실해 인플레이션 예측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Societe Generale)의 수바드라 라자파 미국 리서치 책임자는 "이번 반대표는 우리와 시장 모두를 놀라게 했으며, 향후 회의에서 완화 편향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의 커트 루이스 중앙은행 정책 책임자(파월 의장의 전 수석 고문)는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현재 근원 인플레이션이 3% 이상에서 형성되는 것을 설명하는 '특수한 이야기'가 틀린 것으로 드러날 경우 연준이 금리가 충분히 높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짚었다.

미국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에릭 위노그래드 선진시장 경제연구 디렉터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오늘 세 차례의 반대는 당분간 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워시에게 보내는 강력한 신호"라며 "파월이 정치적 행동을 목격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두 의장 간 대결 구도는 제도적 안정성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파월은 이를 중시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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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모습./로이터·연합
◇ 파월, 이사직 잔류 선언…"연준 독립성, 법적 공격에 위협"

파월 의장은 의장으로서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5월 15일 의장 임기 종료 후에도 연준 이사직을 '일정 기간' 유지할 것이라며 연준 청사 개보수 관련 수사가 "투명하고도 최종적으로, 완벽하게 종결될 때까지" 이사회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에 대한 일련의 법적 공격이 연준을 훼손하고 있으며, 정치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능력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를 "연준 113년 역사에서 전례 없는 압박"이라고 규정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24일 해당 수사 종료 방침을 밝혔으나 재닌 피로 워싱턴 D.C. 연방검사장은 연준 감찰관 검토 결과에 따라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파월 의장은 이사직 잔류와 관련해 "3개월간 일어난 일들이 이 상황을 봐야 할 때까지만이라도 자리를 떠날 수 없게 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림자 의장(shadow chair)'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며 "그건 내가 절대 하지 않을 일"이라면서 "워시 후보자가 취임·선서를 마치면 그가 의장이 된다"며 자신은 "낮은 자세(low profile)로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파월 의장이 이사직을 유지하는 한, 7인 이사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명 인사는 워시·크리스토퍼 월러·미셸 보먼 3명에 그쳐 대통령이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 상원 은행위, 워시 후보자 인준안 13대 11 통과…민주당 "연준 통제 우려"

상원 은행위는 이날 공화당 의원 13명 전원 찬성, 민주당 의원 11명 전원 반대의 당파적 표결로 워시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을 의결했다. 당초 연준 청사 개보수 관련 수사를 근거로 인준에 반대했던 톰 틸리스 공화당 의원(노스캐롤라이나)이 찬성으로 선회한 것이 결정적이다. 틸리스 의원은 표결 후 "이 수사는 끝났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CNBC는 워시 후보자가 취임하면 이사회에서 미란 이사의 자리를 승계하게 돼 이사회 내 매파·비둘기파 균형에는 변화가 없다고 분석했다.

워시 후보자는 21일 인준 청문회에서 연준 보유자산 6조7000억달러(약 9795조원) 축소, 인플레이션 관리를 위한 새로운 체계 수립, 시장 과잉 안내 방식 개선 등 대대적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동시에 "대통령들은 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연준의 독립성은 연준에 달려있다"며 독립적 통화정책 결정 의지를 시사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워시 후보자의 취임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장악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의 악취가 공기 중에 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경비정이 2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라이베리아 선적 에파미노다스(Epaminondas)호를 나포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국제유가 상승 지속…WTI 급등·브렌트 장중 119달러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2% 폭등해 배럴당 108.11달러(약 15만7800원)를 기록했고, 브렌트유는 0.83% 상승한 배럴당 111.36달러(약 16만3000원)로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119달러(약 17만3800원)를 돌파해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FT는 전했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에너지 공급 혼란 장기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의 호실적 기대감을 유지하며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0.12포인트(-0.57%) 내린 4만8861.8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85포인트(-0.04%) 내린 7135.95에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9.44포인트(0.04%) 오른 2만4673.24에 마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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