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두·보잉·쇠고기 등 '5B’ vs 중, 관세·기술·대만 '3T'
호르무즈 해협 개방·대만 표현 변경 충돌 쟁점
전문가 "큰 돌파구 기대 낮아"
|
트럼프 대통령은 보잉(Boeing) 항공기와 대두(soybean) 구매 등 경제적 성과를 기대하는 반면, 중국은 관세(tariffs)·기술(technology)·대만(Taiwan) 등 '3T' 의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미국의 양보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은 2017년 11월 이후 8년 6개월 만이다.
◇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미 '5B'·중 '3T' 충돌…보잉·대두와 관세·반도체 맞교환 쟁점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5B'로 불리는 △ 보잉 항공기 구매 △ 미국산 쇠고기(beef) △대두 구입 △ 투자위원회(board of investment) △ 무역위원회(board of trade) 설립을 핵심 의제로 제시하고 있다고 NYT가 보도했다.
반면, 중국 측은 '3T'를 앞세우며 무역 휴전 연장과 함께 산업 고도화에 필요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양측은 국가 안보 우려가 없는 경제 교류 영역을 별도로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고 NYT는 전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0월 한국 회담에서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앞서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최고 145%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첨단 제품 제조에 필요한 희토류 공급을 압박하며 맞섰다가 회담 이후 미국은 대(對)중국 관세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NYT는 AI 위험 관리, 중국 핵무기 증강, 남중국해 안보, 합성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 감소, 2월 '선동·국가전복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은 홍콩 민주화 인사 지미 라이(黎智英) 전 빈과일보 사주 문제도 의제에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시진핑은 친구다. 아무 문제 없다"고 말했으며, 미국 정부는 올해 중 최대 4회 정상 회동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이란을 압박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도록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해협을 "열었다(opening)"고 주장하면서 그 덕분에 시 주석이 자신을 "크게 안아줄 것(big, fat hug)"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다만 시 주석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 않고 국제법 무시를 '정글의 법칙으로의 회귀'라고 비판한 바 있어 이란 문제가 회담의 갈등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NYT는 이란 전쟁이 미군 자산을 아시아에서 분산시키고, 탄약을 소모, 일부 중국 분석가들이 미국의 대만 방어 능력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중 제재도 미·중 정상회담의 긴장 요인이다.
미국 재무부가 4월 이란산 원유를 구매한 중국 정유사를 제재하자 중국은 자국 기업에 불복을 지시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울러 미국 국무부는 이란의 미군 시설 공격 지원 혐의로 이지아이·미자르비전·창광위성기술 등 중국 상업위성 기업 3곳을 별도로 제재했다고 FT는 보도했다.
|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8일 이탈리아 방문 중 기자들에게 "다음주 방중에서 특히 대만에 관해 미국의 방침은 변하지 않는다"며 "대만해협의 안정이 미·중 양국과 세계 전체의 이익이라는 우리 입장을 앞으로도 견지·주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는 7일 방중한 미국 상원의원단을 접견하고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넘어서는 안 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못 박았으며, 시 주석도 2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은 결코 대만이 분리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does not support)'는 표현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이를 '반대한다(opposes)'는 표현으로 바꾸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잭 쿠퍼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관련 표현을 수정하지 않을까 강하게 우려한다"며 표현이 바뀔 경우 "대만과 거리를 두려 한다는 신호로 국내외에 명확히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중 미국 대사를 지낸 닉 번스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는 FT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정책에 중대한 변경을 가한다면 "중대하고 역사적인 오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중 관계 및 이란 전쟁 등 글로벌 현안에 관해 돌파구를 마련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 자오밍하오(趙明昊) 국제관계 전문가는 "이번 회담에서 특별히 실질적인 대돌파구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만남은 추가 접촉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FT는 일부 미국 관리들이 양국이 각자의 약점을 보완할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적 안정'을 추구한다고 보는 반면, 다른 관리들은 이를 미국이 세계 질서 수호 역할을 포기하는 '전략적 저자세(strategic deference)'라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2027년 가을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국내 정치에 무게를 두는 중국으로서는 시 주석이 올해 최대 4회 정상회담을 통해 미·중 관계를 안정시키고 차기 지도부 구성에 집중하려는 포석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고위 중국 분석관을 지낸 크리스토퍼 존슨 차이나스트래티지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FT에 "트럼프는 역사에 이름을 남길 중국과의 '거대 협상'의 설계자를 자처하고 있으며, 시진핑에게는 서방과의 디커플링(분리)을 완성하고, 글로벌 첨단 제조업 공급망에서 서방의 역할을 대체할 시간을 버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