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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에너지전쟁 임박…호르무즈 피격·유가 90달러에 세계경제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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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8. 0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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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더는 못 견딜 때까지 타격"…이란 핵심 에너지시설 공습 검토
이란, 쿠웨이트 드론 공격·미 에너지시설 보복 경고…해상 전선 확산
정제능력 10% 이탈·브렌트유 90달러…고유가·탄약 부족 장기화 전망
USA-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지방공항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로이터·연합
미국과 이스라엘이 1∼2일(현지시간) 이란의 정유시설과 발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은 이스라엘 핵심 시설과 걸프 지역의 미국 에너지 시설, 미국 협력국을 보복 대상으로 지목했다.

쿠웨이트는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피격됐다.

◇ CBS "트럼프 미승인"·WSJ "수일 공격 승인"…미·이스라엘, 이란 정유·발전시설 타격 검토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정유시설과 발전소를 겨냥한 공습 계획을 협의하고 있다고 미국 CBS방송이 지난달 31일 전했다. 양국은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을 줄이기 위해 3일 시장 개장 전에 작전을 끝내는 방안도 논의했다. 구체적인 종료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이란 공격을 중단했지만 이번 계획을 이미 통보받았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수일간의 공격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WSJ는 외교적 진전이 이뤄지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을 바꾸면 공격이 보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BS도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승인을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지만 최종 명령은 내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어느 시점에 그들은 '더는 못 참겠다'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국무부는 중동 10개국의 미국인에게 항공편 취소와 영공 폐쇄 등 여행 차질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IRAN US ISRAEL CONFILICT
이란 시민들이 1일(현지시간) 테헤란 발리아스르 광장의 대형 정치 선전판 앞을 차량으로 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이란 추가 공습 가능성을 시사한 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EPA·연합
◇ 이란, 쿠웨이트 드론 공격·미 협력국 보복 경고…쿠드스군, 대리세력과 단계적 확전 협의

미국의 공습 위협에 맞서 이란은 역내 미국 시설과 협력국을 겨냥한 보복 계획을 공개했다. 이란 고위 안보 당국자는 이스라엘 핵심 시설과 중동의 미국 에너지 시설을 포함한 광범위한 대응 계획을 마련했다고 이란 타스님통신에 밝혔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알안비야 중앙사령부의 알리 압돌라히 사령관은 "미국의 방패막이가 되는 국가는 전쟁의 불길에 휩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에게 미국의 '모험적 행동'을 경고하고, 어떤 공격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텔레그램에 밝혔다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가 전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미국의 해상봉쇄와 공격이 계속되면 호르무즈 해협 외 다른 전략적 해상 요충지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쿠웨이트군은 1일 이란의 무인항공기(UAV·드론)가 북부 정부 시설과 주요 기반시설 등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시설과 차량이 파손됐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이 휴전 기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지휘관들과 단계적 확전 계획을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IRAN-CRISIS/OMAN-HORMUZ
선박들이 7월 31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 앞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호르무즈 LNG선 피격·후티, 사우디 선박 8척 우회…미군, 구축함 부족으로 이스라엘 방어 부담

이란의 보복 위협이 나온 가운데 주요 에너지 수송로에서 피격 사건이 발생했다. 카타르산 LNG를 실은 '가스로그 상하이'호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확인 발사체에 맞았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발사체가 기관실을 손상해 선박이 자체 항해 능력을 잃었다고 밝혔다. 선박에서는 정전과 화재가 발생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고 불은 진화됐다.

오만 카사브 인근에서는 다른 유조선 주변에서 물기둥과 폭발이 목격됐다. 선박 피해와 공격 주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예멘 후티 반군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선박 8척을 아프리카 희망봉 항로로 우회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다미에타항에서는 LNG 운반선 2척에 불이 났고, 이 가운데 1척은 드론 공격을 받았다.

해상 전선이 넓어지면서 미군의 방어 부담도 커졌다.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미군 유럽사령관은 구축함 1척을 추가로 지원받지 못하면 이스라엘 방어보다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위협에서 미국 본토를 보호하는 임무를 우선해야 한다고 국방부(전쟁부)에 경고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미군은 지중해에 구축함 2척을 배치하고, 스페인 로타기지에 3척을 두고 있다. 아라비아해에는 항공모함 2척과 별도의 군함 15척 이상을 투입했으며 군함 가운데 11척은 구축함이다.

U.S.-NEW JERSEY-CRUDE OIL PRICE-SURGE
7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린든의 한 주유소에 보통 휘발유·디젤 가격이 표시돼 있다./신화·연합
◇ 브렌트유 72→90달러·세계 정제능력 10% 이탈…휘발유 상승에 트럼프 지지율 32% 하락

군사적 긴장과 해상 수송 차질은 원유와 석유제품 가격을 함께 밀어 올렸다. 브렌트유는 7월 초 배럴당 72달러(10만4112원) 아래에서 지난주 90달러(13만140원) 위로 상승했다.

미국 독립 투자조사업체 멜리어스리서치는 호르무즈 봉쇄와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중단으로 세계 정제능력의 약 10%가 사실상 가동되지 않는다고 추산했다. 엑손모빌은 세계시장에 공급되지 못하는 정제능력이 하루 약 500만배럴에 달한다고 밝혔다. 엑손모빌과 셰브런의 미국 정유시설 가동률은 각각 95%와 97%였다.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3.785ℓ)당 4.11달러(5943원)로 올랐고, 5월에는 4.56달러(6594원)까지 상승했다. 양사는 2분기에 합계 265억달러(38조319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미국 퀴니피악대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이 조사 사상 최저인 32%로 떨어졌다. 응답자의 73%는 휘발유 가격 상승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렸다.

NYT는 미국이 군사적 우위를 지속 가능한 정치적 성과로 전환하지 못하면서 동맹국들이 전략적 패배를 우려한다고 분석했다.

앤드루 레버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확전과 긴장 완화의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고 WSJ가 전했다.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 이란 프로젝트 국장은 향후 수주간 임시 휴전과 공격이 반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NYT는 이를 새로운 형태의 '영구전쟁(forever war)'이라고 규정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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