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연)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햅쌀이 막 쏟아져 나오는 시점인 10월30일부터 일주일간 3만8800원(20㎏)의 초특가 쌀을 미끼 상품으로 내세우며 국내 대형마트 중에서 가장 먼저 저가 쌀 판매행사를 시작했다.
롯데마트측은 10월말 판매 시작 당일 전농연 회원들의 항의방문을 받고 예정된 1주일간만 저가쌀 행사를 하겠다고 약속했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롯데마트측의 저가쌀 행사를 계기로 경쟁적으로 낮은 가격에 시중가가 형성되면서 행사 이전에는 4만3000원~4만5000원이었던 쌀값이 최근에는 4만1000원대로 떨어졌다.
롯데마트측은 16일 현재 20㎏포대의 쌀을 4만원 초반대부터 시작하는 가격에 팔고 있다.
이 같은 롯데마트의 저가쌀 판매로 촉발된 시중가격 하락은 고스란히 농민들의 피해로 전가된다.
전농연은 올해 비료, 농약, 농자재, 유가가 폭등함에 따라 15%정도 생산원가가 상승했다고 보고 20㎏ 기준 쌀생산원가를 4만8300원으로 계산하고 있어, 롯데마트 기준으로 하면 7000원 정도 손해를 고스란히 손해보고 팔고 있는 셈이다.
또 정부가 올해 책정한 공공비축미 수매 목표가격이 4만2500원(80㎏ 정곡 기준 17만83원)임을 감안할 때도 이보다도 낮은 가격에 시중가가 형성된 셈이다.
15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고 밝힌 정영석(전남 나주·39)씨는 “농민들은 올해 쌀값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보고 지역 농협과 상의해 제 값을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롯데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들의 저가 판매가 시작되며 시중가가 하락하고 이는 고스란히 농가의 피해로 돌아오고 있지만 롯데측은 ‘영업전략’이라며 ‘치명적’인 저가로 쌀을 팔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 같은 롯데마트측의 저가쌀 공급은 주로 농민단체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미곡종합처리장(RPC)에 쌀공급을 요청하면서 이루어지고 있다.
전라도 지역의 경우 담양 금성, 고창, 목성 등의 RPC에 롯데를 비롯한 대형마트들이 시중가보다 낮은 가격에 쌀을 공급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롯데마트측의 일방적 영업전략으로 인한 저가 쌀 시장 형성은 최근 부정수령이 밝혀지며 사회적으로 문제가 쌀 소득보전 직불금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직불금은 실제 경작을 하는 농업인에게 농지 면적당 일정금액을 지급하는 ‘고정 직불금’과, 그해 시중 쌀값이 사전에 정해진 목표가격보다 낮은 경우 그 차액의 85%를 지급하는 ‘변동 직불금’으로 구분된다.
롯데마트 등의 이 같은 저가 쌀 판매가 더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것은 이것이 정부의 변동 직불금 지급 액수와 관련돼 있다는 점이다.
현재로써는 지급될 변동직불금이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농연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변동직불금은 10~12월 전국 산지 평균 쌀값을 조사한 뒤 이것과 쌀 목표가격의 차액을 이듬해 3월 보전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변동 직불금 액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정씨는 “소비자들이 당장은 싼 가격으로 인해 얼마간의 이득을 볼지 모르겠지만 결국 롯데마트의 횡포로 시장질서가 교란됨으로써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면 그야말로 큰 일을 자초할 수도 있다”며, “결국 소비자들도 멀지 않은 미래에 양질의 쌀을 공급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와 농민은 이와 입술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손원규 전농연 정책부장은 “롯데 제품 불매운동과 농협하나로 마트 롯데 제품 철수 요구는 힘없는 농민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저항”이라며 “롯데마트측은 즉각 쌀 저가판매에 대해 사과, 중단하고 다시는 이같은 저가판매를 하지 않을 것을 공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