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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경제 예측기관들은 올해 세계 경제가 2010년 이후 둔화 추세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현실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다.
미국 경기는 세계 경기 둔화에도 홀로 회복의 길로 접어드는가 했지만 다시 주춤하고 있다.
두자릿수의 경제성장률을 자랑하던 중국도 이제 7% 성장률을 맞추기 위해 각종 부양책을 쏟아내야 하는 처지다.
미국과 중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일본 등 세계 4대 경제국의 제조업 경기도 심상치 않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대 경제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전월보다 일제히 하락하며 시장의 전망치를 밑돌아 세계 경제 회복세가 당초 기대보다 약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이 제기됐다.
◇ 미국 경제성장률 둔화 전망·유럽 ‘그리스 폭탄’·일본 신용등급 강등
미국은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4.60%, 5.00% 성장하며 경기 회복에의 기대감을 높였으나 작년 4분기에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반 토막인 2.20%(연율)에 그쳐 충격을 줬다.
한파와 달러 강세, 유가 하락이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미국의 제조업체들은 달러 강세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달러 강세로 1분기 미국 대기업들의 환차손이 200억 달러(약 21조5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최근에 전망했다.
유럽은 양적완화로 경기 부양을 시도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독일의 성장세 둔화와 프랑스의 경기 하락이 나머지 각국의 경기 회복세를 압도하고 있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킷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가 연초에 나타난 경기 회복세의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안하면 이런 성장세 둔화는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국제 채권단과 그리스가 벌이는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과 관련한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불안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일본은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등 불안정한 모습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지난해 말 일본 국채의 신용등급을 ‘A1’으로 한 단계 강등한데 이어 피치 역시 27일 일본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췄다.
◇ 중국 성장률 7% 지키기 안간힘…신흥국도 불안
그동안 세계경제의 엔진 역할을 해왔던 중국경제도 흔들리며 중국 정부는 7%대 성장률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10.4%)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지속해 2011년 9.30%에서 지난해 7.40%까지 떨어졌다.
중국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가운데 제조업 경기도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애너벨 피데스 마킷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제조업의 경우 디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지면서 수요의 상대적 약세가 두드러진다”며 “제조업계 전반적으로 일자리 숫자도 8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는데도 좀처럼 경기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도 중국 정부로서는 고민거리다.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들의 경제도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에 따른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 한국도 성장이 정체된 지 오래다.
한국은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0%대 분기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내수뿐만 아니라 이어진 엔화 약세에 수출마저 비상이 걸리면서 당분간 회복세가 미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만 쏟아지고 있다.
◇ 실물경제 회복 안 돼, 자산 거품 우려
세계 실물 경기의 부진과 달리 금융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유럽과 일본, 중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풍부해진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과열 우려까지 나오는 양상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점 역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유동성 장세는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물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자산가격 급등은 거품으로 이어지므로 조심해야 한다.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은 “지속적인 주가 상승, 고위험 대출상품 급증 등을 고려하면 이미 금융시장이 버블 상태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