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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중학교 배정 놓고 주민간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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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승인 : 2015. 09. 19. 08:43

유력 정치인 개입 소문까지 퍼지면서 갈등 진화 쉽지 않아
서울 강서구에서 가까운 사립 중학교들에 자녀를 진학시키려는 주민들이 서로 ‘우선권’을 주장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관할 교육청은 갈등을 중재할 방안를 찾고 있지만, 주민 간 갈등이 집단 이기주의로까지 비화하고 있어 해결책은 쉽사리 찾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교육지원청은 지난 15일 ‘강서 2학교군 현안지역 중학교 입학 배정 방안’공청회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일부 주민이 강하게 반발해 결국 공청회가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주민 간 고성이 오가고 달걀이 날아다니기도 했다.

갈등의 원인은 중학교 배정 문제다. 기존 4700여 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주변에 2600여 가구 규모의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작년 6월 새로 들어서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기존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단지에서 가까운 사립 중학교 3개교에 배정을 받아 왔지만, 새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도 이 학교들로 자녀를 보내기를 원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세 중학교는 근거리라는 지리적 이점 외에도 면학 분위기 등의 면에서도 다른 공립 중학교들과 비교해 전통적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교육당국은 특정 학교들에 자녀를 보내려는 수요가 세 학교들의 수용능력 이상으로 커지자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학교 배정 방식 조정과 관련해 의견 수렴을 해 왔다.

문제는 주민들 사이에 타협점이 찾아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기존 대단위 아파트 주민들, 그리고 사립 중학교에서 거리상 가장 가까운 일반주택 지역 주민들은 지금까지 배정해오던 대로 근거리 배정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새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추첨 등의 방식으로 공정하게 배정해 달라고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특히 일반 주택 지역 주민들은 “고가의 브랜드 아파트에 살지 못하면 바로 집 앞에 있는 중학교도 보낼 수 없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뒀다는 한 주민은 “중학교 배정 문제가 고급 아파트끼리의 이익 다툼으로만 비치면 결국 아파트 단지들끼리 인기 중학교 배정을 ’나눠 먹기‘ 하는 식으로 합의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유력 정치인이 당국에 중학교 배정 방식과 관련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주민들 간 ’여론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서교육지원청이 마련한 여러 시안 가운데 일부가 외부로 알려지면서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알려진 시안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한 일부 주민들이 교육지원청의 공청회 개최를 막아서면서 공청회는 아예 열리지도 못했다.

담당 강서교육지원청은 난감한 처지다. 지원청 관계자는 “유력 정치인이 학군 배정과 관련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등의 소문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알려진 시안 내용도 의견수렴과 토론을 위해 편의상 마련한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이며 확정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감정의 골도 깊어진 상황이라 공청회를 다시 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일단은 격앙된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은 장기적으로 중학교 배정 방식의 수정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초등학교는 학군에 관계없이 근거리 배정 원칙이 확립돼 있고 고등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존중해 선택제로 운영되고 있어 큰 갈등은 없는 편이다.

그러나 중학교는 지역마다 배정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학군 내 근거리 배정이 원칙이지만 이번 사례처럼 학군이 과밀화하면 교육지원청이 일부 재량권을 발휘해 배정 방식을 수정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부모의 입김이 더해지면 주민들 간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이 쉽게 발생하는 것이다.

남라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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