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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개혁 리포트]‘변시 학원’으로 전락한 법전원…합격률 경쟁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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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현 기자

승인 : 2026. 06. 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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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전원장 6인 인터뷰 총정리
학문 아닌 시험 중심의 교육 지적
법률서비스 접근성 확대 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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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개혁 리포트] 인터뷰를 진행한 법전원장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대인 이화여대 법전원장, 김상중 고려대 법전원장, 조지만 아주대 법전원장, 윤상민 원광대 법전원장, 김현수 부산대 법전원장, 함태성 강원대 법전원장/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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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제도가 도입된 지 17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교육을 통한 다양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건립 취지와는 동떨어진 커리큘럼이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아시아투데이는 지난 4월 2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수도권과 지방 법전원장 6인에게 법전원의 현주소와 개선 방향성을 물었다. 이들은 변호사시험(변시) 중심 체제가 법전원 교육을 왜곡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법전원장들은 변호사 업계가 시장 변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숫자놀음에만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인 이화여대 법전원장은 업계의 '변호사 시장 포화론'이 송무(소송 관련 실무) 시장에 치우친 시각이라며, "사내 변호사·공공기관 법무 인력은 물론 AI 산업 확산에 따른 새로운 법률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 수 논쟁을 단순 수급 문제가 아닌 양질의 법조인 양성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변시 합격자 수를 제한하는 방식은 응시자 누적을 심화시키고 오탈자(변시 5번 탈락자) 문제를 확대하는 결과를 낳는다. 김상중 고려대 법전원장은 "낮은 변시 합격률이 지속되면서 법전원 교육 전반이 시험 대비 중심으로 재편됐다"며 "오탈자는 '단순 암기 중심으로 왜곡된 변시 운영의 산물'"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법조인으로서의 문제 해결력과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법전원의 개선이 필요한 때"라고 역설했다.

함태성 강원대 법전원장도 과거 사법시험 시절 '고시 낭인' 문제가 형태만 바뀐 채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제적 부담 속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취약계층 학생들이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결국 오탈자로 다른 길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시 합격률이 학교 경쟁력의 핵심 지표가 되면서 법전원은 더 이상 '변시 학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조지만 아주대 법전원장은 "소규모 법전원일수록 전문 분야 강의 개설보다는 시험에 필요한 과목 위주로 수업이 진행된다"고 토로했다. 학문으로서의 법학이 아닌 시험 중심의 법학 교육이 주가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법전원 도입 당시 법전원마다 부여된 특성화 교육은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이로 인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지방 법전원이다. 지역인재 의무할당제로 인해 지역인재를 선발하고 있으나 상당수가 졸업 후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 부산대 법전원장은 오는 2028년 3월 해사국제상사법원 개원을 앞둔 만큼 금융과 해운 통상 분야를 특성화로 둔 부산대 법전원이 지역 법률시장과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김 원장은 신규 산업과 법원이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지역에 남아 전문 법조인으로 활동하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상민 원광대 법전원장 역시 지역 대학이 지역 사회와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지역 법전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졸업생 수도권 유출을 완화하려면 지역 공공기관의 적극 채용 등 실질적인 정착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즉, 응시생 두 명 중 한 명만 합격하는 '선발 시험' 방식의 변시를 '자격 시험'으로 전환하고 응시자 대비 합격률도 80%대까지 높여야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게 법전원장들의 입장이다. 아울러 학교와 학생 모두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합격자 수 기준을 법무부가 예측 가능한 기준으로 제시해야 한다고도 했다.

결국 이들은 변시와 법전원 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단순한 합격률 조정의 문제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입 모았다. 변호사법 1조 1항이 변호사의 사명을 '기본적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으로 규정하고 있듯이 제도 설계도 개인의 진로 경쟁을 넘어 국민의 권리 보장과 법률서비스 접근성 확대라는 공적 과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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