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 국빈 방문 마지막 일정을 소화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환대에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초에는 국빈 방문에 나선 G2의 정상답지 않게 홀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없지 않았으나 분위기가 전혀 그렇지 않자 한껏 고무된 것. 더구나 그는 시애틀에서는 비록 취소되기는 했으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로부터 저택 만찬 초청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져 당초의 홀대 전망을 완전히 불식시킨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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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 방문에 나선 22일 시애틀 에버렛 페인필드 공항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 당초 예상과는 달리 홀대가 아닌 환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제공=신화(新華)통신.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23일 전언에 따르면 당초 그는 거의 같은 시기에 미국을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묻혀 존재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불과 며칠 전까지의 주요 외신들의 보도를 봐도 확실히 그랬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상황은 상당히 변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그 대신 교황을 영접하기 위해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직접 달려가기는 했으나 접대는 크게 소홀함이 없었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 주지사와 게리 로크 전 워싱턴 주지사 겸 전 주중 미국 대사, 에드 머레이 시애틀 시장 등 출영을 나올 수 있는 VIP들이 모두 그의 첫 방문지인 시애틀의 에버렛 페인필드 공항에 달려와 영접에 나섰다.
이 뿐만이 아니다. 23일 오전 열린 중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애플의 팀 쿡,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야 나델라, 보잉의 데니스 뮐렌버그 CEO들이 달려온 것도 그를 홀대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의지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최고로 제공하고 있는 경호와 의전, 언론의 관심까지 더하면 그가 홀대를 받을 것이라는 당초 전망은 한참이나 잘못된 분석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처럼 그가 환대를 받게 되는 것은 크게 이상하다고 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G2로 불리는 중국의 최고 지도자를 홀대하는 것은 자국의 눈을 찌르기라는 미국의 인식이 한몫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시 주석이 미국과의 경협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돈보따리를 들고 온 사실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팡창칭(方長平) 런민대학 교수는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를 대체할 슈퍼 파워로 부상한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인식이 시 주석에 대한 접대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지 않았나 보인다.”면서 미국의 시 주석 환대는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미국에 필적할 슈퍼 파워는 아직 아니나 종합적 국력 면에서는 러시아를 완전히 뛰어넘었다는 사실은 이제 부정하기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