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일의 전승절 행사 때 나타났던 이른바 ‘열병식 블루’ 이후 약 한 달여 만에 찾아온 1주일여의 중국 국경절 연휴 휴가가 스모그로 얼룩진 채 막을 내리게 됐다. 전국 각지에서 최소 2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대거 몰린 베이징 일대의 공기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연속 3일 동안 최악의 상황을 보여준 것. 더구나 이번 스모그는 국제 표준의 평균 15배 가까에 이른 것으로 확인돼 ‘열병식 블루’라는 단어가 정확히 한 달여 만에 영 무색하게 돼 버렸다.
스모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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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차오양(朝陽)구 화자디(花家地) 일대 아파트 촌의 전경. 대낮인데도 가시거리가 1Km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사방이 온통 뿌옇다./제공=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중국 관영 언론의 7일 보도에 의하면 이런 단정은 별로 무리한 것 같지 않다. 지난 5일부터 3일 동안 베이징을 비롯한 화북 지방의 PM2.5(초미세먼지) 농도가 무려 350 이상까지 치솟은 까닭이다. 일반인도 장시간 노출되면 호흡기 곤란 증세를 일으키거나 치명타를 입을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베이징 일원에 황색 경보가 내려진 것이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베이징과 인접한 동북3성 역시 스모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으나 경보가 내려졌어야 할 수준의 스모그에 시민들이 4일 오후부터 4일 연속 고통을 겪었다. 이외에 관광객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몰리는 산시(陝西), 쓰촨(四川), 산동(山東), 산시(山西)성 등도 스모그로 국경절 연휴가 얼룩진 케이스에 해당한다. 베이징 일대보다는 심하지 않았으나 국제 기준의 최대 5배 정도의 스모그가 발생, 관광객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스모그만 국경절을 얼룩지게 만든 것은 아니다. 각종 사건, 사고의 빈발, 바가지 상혼 극성 역시 국경절의 의미를 퇴색시킨 부정적인 케이스로 손색이 없다. 기가 막힌 사례도 있었다.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의 한 식당이 손님들에게 한 접시에 35 위안(元·6500 원)인 새우 샤브샤브를 마리 당 계산해 바가지를 씌운 것이 아마 대표적인 경우가 아닌가 보인다. 언론에 대서특필되기까지 했다. 여러 상황으로 볼 때 이제 중국 당국이나 중국인들이 과거와 달리 국경절의 의미를 다시 분명하게 되새겨야 하는 전환점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듯하다.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 국가가 됐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진짜 그래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