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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의 순도 높은 특파원보고] 중국에서는 샹그릴라도 식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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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기자

승인 : 2015. 10. 1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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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인생삼락이 아니라 일락이라 생각
사람에게는 도저히 어찌 하지 못할 본능이 있다. 먹는 것에 대한 본능도 아마 그렇지 않나 싶다. 성적 본능과 함께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욕망에 속한다. 하기야 요즘 한국 방송의 대세 프로그램이 먹방과 쿡방인 것은 이로 보면 전혀 이상할 것도 하나 없다. 먹지 않고 생존이 가능한 슈퍼맨만이 바보상자에서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비난할 자격이 있지 않나 싶다.

먹는 것에 관한 한 지구촌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중국인들은 더하다. 어떻게 보면 먹기 위해 생존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본능에 충실한 것 같다. 하기야 공자가 젓갈, 맹자가 곰발바닥 요리에 집착한 미식가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중국인들의 미식 내지는 탐식(耽食) 본능은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어쩌면 인생삼락(人生三樂)이 아니라 인생일락(人生一樂)으로 먹는 것을 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마디로 중국에서는 금강산도 식후경이 아니라 천하의 절경 샹그릴라(香格里拉)도 식후경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중국이 프랑스나 태국과 함께 세계 최고의 요리 대국으로 손꼽히는 것에는 다 까닭이 있는 것이다.

이런 중국에서 식도락을 즐기지 못하면 진짜 곤란하다. 먹는 것을 아무리 밝히지 않는 군자라고 해도 바보 취급 받아도 마땅하다. 아니 요즘 부패한 중국 관리들의 유행어 중에 “세상에 피하지 못할 것이 네 가지 있다. 날아드는 주먹과 싸들고 오는 돈, 무장해제한 채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여자, 눈 앞에 보이는 산해진미가 그것이다.”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아예 슈퍼맨이라고 해도 좋다.

당연히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은 슈퍼맨이 아니다. 대부분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를 기회를 적극적으로 즐긴다. 그렇다면 어떻게 즐겨야 할지에 대해 미리 알아야 한다. 별로 어려울 것은 없다. 전국 곳곳에 숨어 있는 맛집들이 즐비하니까 말이다.

취안쥐더 본점
베이징에 들렀으면 찾아봐도 괜찮은 오리고기 전문점 취안쥐더. 150년 전통을 자랑한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우선 베이징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당연히 일반 식당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노포(老鋪), 다시 말해 라오쯔하오(老字號.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점포)라면 더욱 바람직하다. 대표적인 곳이 아마 오리고기 요리인 베이징덕, 즉 베이징카오야로 유명한 취안쥐더(全聚德)라고 해야 할 듯하다. 150년 전통을 자랑하는 라오쯔하오답게 1인당 200 위안(元·3만6000 원) 내외의 저렴한 가격에 베이징의 대표 요리인 카오야를 맛보는 것이 가능하다.

취안쥐더 카오야
고객들에게 조리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인 취안쥐더의 오리고기. 요리사들이 직접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제공한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
하지만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시내 중심인 톈안먼(天安門) 인근 첸먼(前門)에 자리 잡은 탓에 교통이 무척 복잡하다. 손님 역시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식도락가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을 정도로 복작거린다. 굳이 원조의 맛을 고집하겠다는 고루한 생각만 하지 않는다면 다른 곳을 선택해도 좋다. 중국 정보에 관한 한 순도 높은 것만 간직한 베이징 특파원 경력 15년의 필자가 소개해줄 수도 있다.

샹만러우
취안쥐더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샹만러우 체인점. 사진은 둥청(東城)구 소재 체인점이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
차오양(朝陽)구 신위안리(新源里) 소재 위양(漁陽)호텔 인근의 샹만러우(香滿樓)가 첸먼의 원조 취안쥐더의 맛을 담보해줄 전국적인 유명 맛집으로 손꼽힌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낮이고 밤이고 꽤 기다려야 하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나 기다린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카오야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일반 요리들도 평균 이상 수준의 질을 자랑한다. 값도 크게 비싸지 않다. 1인당 최소 100 위안, 최대 200 위안이면 품위를 잃지 않고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베이징에 20여 개 가까이 산재한 유명 체인점인 만큼 굳이 신위안리를 고집할 필요도 없다. 이외에 베이징 내의 수많은 취안쥐더 분점을 찾는 것 역시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원, 명, 청 3개 왕조의 수도이자 황제들의 고장인 베이징에서 황제처럼 먹는 경험을 하는 것도 이상할 것은 없다. 값이 조금은 부담이 되나 마음만 먹으면 즐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 다음 회에는 이에 대해 서서히 풀어나가야 할 것 같다.
홍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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