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퍼스트레이디들은 남편의 그늘에 가린 그림자였다고 해도 좋았다. 장쩌민(江澤民·89)과 후진타오(胡錦濤·73)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부인 왕예핑(王冶坪·87)과 류융칭(劉永淸·75) 여사 등이 그랬다. 본인들의 성향도 그랬겠으나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조용히 있는 것을 강요당했다고 할 수 있었다. 아마도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이었던 장칭(江靑)이 정권을 농단한 것에 대한 정치적인 트라우마 때문이 아니었나 보인다.
하지만 이런 관례는 시진핑(習近平·62)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정권을 잡은 이후부터 확연하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부인인 펑리위안(彭麗媛·53) 여사가 적극적인 내조 행보에 나서면서 퍼스트레이디라는 존재가 새삼 전면에 본격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청훙
0
남편과 함께 말레이시아 순방에 나선 청훙 서우두경제무역대학 교수. 20여 년 전부터 교류를 이어오고 있는 남편의 지인들을 만나고 있다./제공=신화(新華)통신.
이런 현실은 지난 주말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정상회의에 참석한 이후 22일부터 말레이시아 공식 순방 일정에 들어간 리커창(李克强·60) 총리의 행보에서도 두드러지게 보이고 있다. 부인 청훙(程虹·58) 서우두(首都)경제무역대학 외국어과 교수가 펑 여사 못지 않게 적극적 행보를 이어가면서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어떻게 보면 펑 여사보다도 더 대단한 행보인 듯도 해 보인다.
물론 그녀가 남편과 동반해 해외 순방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거의 매번은 아니더라도 리 총리가 해외 순방에 나설 경우 자주 동반한 바 있다. 리 총리가 총리로 재임하는 한 계속 이어질 수밖에도 없다. 그녀가 펑 여사와 함께 향후 중국의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이끌어가는 주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때문에 크게 이상할 것도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