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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완판맨’ 정용진 부회장, 못난이 판매에 나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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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0. 04. 2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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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부회장이 시작한 ‘못난이 농산물’의 판이 자꾸 커지고 있습니다. 신세계는 전라남도 해남에서 과잉 생산된 못난이·길쭉이 고구마를 총 300톤 매입해 5개 계열사를 통해 판매한다고 23일 밝혔습니다. 이번에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요청에 대한 화답입니다. 지난해 12월 감자 30톤을 매입한 것에 비해 무려 10배 늘어난 물량입니다. 이마트가 열흘 정도 판매할 수 있는 분량이기도 합니다. 카드 행사를 통해 40%나 할인 판매한다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마트 입장에서는 딱히 매출에 도움이 되는 장사는 아닙니다. 남는 것도 없는 장사인데 왜 정 부회장은 못난이 농산물 매입 요청에 응답하는 걸까요?

지난 ‘못난이 감자’ 판매 성과는 폭발적이었습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계속 노출되고 이틀 만에 완판 됐습니다. 감자 자체는 수익이 크게 나지 않아도 감자 덕분에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늘어난 것은 의미가 남다릅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유통 침체와 맞물려 지난해부터 실적에 쓴 맛을 보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 부회장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와 호감도가 급상승한 것은 ‘보너스’입니다. 대기업을 운영하는 오너들의 이미지는 생각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특히 일반 소비자들과 대면해야 하는 B2C 기업들은 오너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따라 때로는 ‘불매운동’이 벌어질 만큼 예민한 문제입니다.

정 부회장이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선뜻 백 대표의 농산물 매입 요청에 화답했을 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이마트 자체에 대해 다시 환기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맛에 문제가 없다는 농산물이 값도 저렴하다고 하니 한 번 사보자는 심리에, 이왕이면 ‘착한 일’ 하는 기업의 물건을 사주자는 마음도 불러일으켰으니 이마트 홍보에는 이보다 더 효과적일 수 없었던 셈입니다.

그동안 대형마트는 소상공인이나 지역 시장을 어렵게 한다는 이미지도 일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팔지 못하는 농산물을 대거 매입하는 기업에 이같은 인상이 지속될까요?

경제가 어려울 때 기업들에 일방적으로 도움을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업들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희생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기회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 부회장의 못난이 농산물 판매는 사실 남는 게 없는 장사가 아니라 철저히 남는 장사였을 것입니다.

해남 못난이 왕고구마 5
23일 오전 이마트 용산점 농산 코너에서 모델들이 해남 못난이 왕고구마를 소개하고 있다. /제공=이마트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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