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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수입 전기차 저온 시 배터리 효율 ‘뚝’…“주행거리 표시제 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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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승인 : 2021. 03. 11. 17:06

Model 3 - Mountain Pearl
테슬라 모델3./제공 = 테슬라코리아
국내에서 판매 중인 테슬라 모델3의 저온 시 주행거리 감소율이 약 40%에 달함에도 소비자들을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제조·판매사들이 상온 주행거리와 저온 주행거리를 구분하고, 이를 의무적으로 표시해 소비자들의 안전한 전기차 운행을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는 전기차 제조·판매사의 홈페이지와 한국환경공단의 보조금 지급 대상 차종을 참조해 전기차의 저온 시 주행거리 감소 실태를 조사해 그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환경부의 ‘2021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에 따라 보조금을 신청하려는 전기차 제조·판매사들은 환경부에 각종 인증을 신청하며 저온 시 주행거리 감소율을 신고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 중인 현대차, 기아,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국내 4개사 25개 차종과 테슬라, 벤츠, BMW, 재규어 등 수입 7개사 21개 차종도 신고하고 있다.

국내산 전기차 중 영하 7도의 저온에서 주행거리 감소율이 가장 큰 차종은 한국지엠 볼트 EV로 34.1%가 감소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27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기아 쏘울 기본형 모델은 30.7%가 감소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269㎞였고, 쏘울 도심형 모델은 29.2%가 감소한 178㎞였다. 코나 EV는 25.9%가 감소한 188.4㎞였다.

반면 추위에 가장 강한 국내산 전기차는 기아 니로 EV로 9.5% 감소한 348.5㎞, 현대차 코나 기본형 모델은 9.8% 감소해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366㎞에 달해 국내산 전기차 중 저온 시 주행거리 감소율이 가장 작은 전기차로 확인됐다.

저온 시 배터리 감소율이 커져 주행거리가 크게 짧아지는 수입산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3로 39.5%가 줄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212.9㎞~250.8㎞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테슬라 모델3 롱 레인지로 38.8%가 저감돼 주행거리가 273㎞에 불과했다. 세 번째로 BMW i3가 35.5% 감소한 160㎞, 재규어 I-페이스 EV400이 31.9% 감소한 227㎞를 기록했다. 겨울철 저온에서 배터리 소모량이 가장 적은 수입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S로 10.9%가 저감돼 427㎞ 주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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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환경부 인증 기준 국내에서 판매중인 전기차의 배터리 감소율 순위./제공 =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이에 따라 수입산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의 경우 영하 7도 기준의 저온 주행거리는 상온 주행거리 대비 최소 11.9%에서 최대 39.5%까지 줄어들고, 국내산 전기차는 9.8%에서 30.7%까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테슬라 모델3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중 장거리를 주행한다고 광고하고 있으나, 영하 7도 이하로 내려가면 주행거리가 273㎞에 불과해 국내산 전기차인 현대차 코나 EV와 기아 니로 EV만도 못하고, 벤츠 EQC 400과 한국지엠 볼트 EV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주권은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국내 및 수입산 전기차의 대부분이 저온에서 9.8%~39.5%까지 저감돼 장거리 주행이 불가능함에도 이에 대한 표시를 하지 않은 채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입해 운행하던 중 제조판매사들의 광고 및 표시의 주행거리만을 믿고 운행하다가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제조 및 판매사들이 표시 광고 및 사용자 설명서,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상온 주행거리와 저온 주행거리로 구분해 환경부에 자가인증 신고한 주행거리를 의무적으로 표시한다면 소비자들은 더 안전하게 전기차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판매 중인 벤츠EQC 400과 재규어의 I-페이스는 9000만원 이상 1억2200만원 미만임에도 환경부로부터 인증을 받았으나, 테슬라 모델X는 인증 신청을 받지 않았고, 스스로도 감소율을 공개하지 않아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든 전기차 중 테슬라 모델X만 주행거리 감소율을 확인할 수 없었다.
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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