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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여가는 LG-SK, 배터리 분쟁…ITC, 이번에도 SK에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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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1. 04. 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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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특허 소송 문제없다"…LG 제재 요청 기각
영업비밀 침해 소송서 패손한 SK, 특허권 소송선 유리
배터리
/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쟁이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 LG측의 손을 들어주며 마무리된 듯했지만 이후 파생된 특허 침해 소송에서는 SK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며 셈법이 복잡해졌다. 깔끔하게 양사가 합의를 이루면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의 방법이지만 조 단위의 합의금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이상 합의 가능성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이어진 소송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져 합의는 더 힘들어진 상태다. SK의 최후의 희망인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한을 1주일 남짓 앞두고 특허권 침해 소송에서 SK가 승기를 잡으며 배터리 분쟁은 또다른 분수령을 맞고 있다. SK는 이를 반격 카드로 적극 활용해 대통령 거부권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방침이고, LG는 SK의 반격에 맞서는 동시에 ITC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승소한 유리한 협상카드를 계속해서 지켜내야 한다. 이미 2년이 지난 LG와 SK의 배터리 분쟁은 오는 11일(한국시간)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한을 넘긴 후에도 지루하게 이어질 수도 있다.

2일 ITC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소송을 제재해달라는 LG측의 요청을 기각했다. 전날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특허권 침해 소송 예비판결에서 SK가 LG의 배터리 분리막 등의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데 이어 SK가 제기한 특허 소송도 예정대로 ITC의 조사를 받게 되면서 수세에 몰렸던 SK가 반전의 기회를 가지게 됐다.

이번 소송은 전날 ITC가 예비판결을 내린 배터리 특허권 침해 소송과 마찬가지로 양사가 ITC에서 벌인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파생사건이다.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ITC에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하자 SK이노베이션이 같은 해 9월 LG를 상대로 특허(994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건이다. 조사 지연으로 예비판결이 미뤄지면서 LG가 같은 달 SK측을 상대로 맞소송을 제기한 특허 침해 예비판결이 전날 먼저 나오게 됐다.

LG는 이에 더해 지난해 8월 ITC에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특허소송을 취소(제재)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SK이노베이션이 문제 삼은 해당 특허의 선행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고, SK이노베이션이 이를 감추기 위해 증거 인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결정문에 따르면 ITC는 LG의 요청사항이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며, 특허건과 관련해선 SK이노베이션 측의 문서가 잘 보전돼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LG의 제재 요청을 기각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입장을 내고 “LG는 SK로부터 특허 소송을 당한 이후 악의적인 ‘문서삭제’ 프레임을 제기하는 전략을 취해왔는데, 이번 판결로 LG의 주장이 근거 없는 무리한 주장임이 명백하게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또 SK가 LG를 상대로 제소한 ‘944특허’를 SK 출원 이전에 LG가 관련 선행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고, 특허 발명자가 SK로 전직해 기술을 유출하고 문서를 삭제·은폐했다는 주장에 대해 “LG는 ‘944특허’를 발명한 SK 구성원이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을 참고했다고 누명을 씌우고, 해당 발명자가 고의로 삭제했다는 주장도 제기했지만 ITC 행정판사는 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해당 문건은 현재도 그대로 있고, LG측 지워졌다고 주장하는 파일은 이메일 발송 과정에서 아웃룩 프로그램의 자동저장 기능에 따라 임시 저장된 파일이 시스템에 의해 자동적으로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SK는 ITC가 전날 LG가 제기한 특허소송에서 LG의 특허 침해 주장을 모두 기각한 데 이어 SK가 제기한 특허소송에서 LG가 ITC 소송에서 금과옥조로 삼던 증거훼손 주장마저 모두 기각하면서 더 이상 LG의 문서삭제 프레임은 통하지 않게 됐다고 이번 판결에 대한 의미를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정당당하게 소송에 임해 본안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의 우월한 기술력과 차별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본안 소송 관련 쟁점들을 정리해 가는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며 소송의 본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현시점에서 유불리를 논하기는 어렵고, 남은 소송절차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포렌식 등으로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남은 소송절차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발명자 부적격으로 ‘944 특허’가 무효이고, 훔친 영업비밀과 기술로 인해 ‘부정한 손’에 해당돼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ITC에 특허침ㄴ해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점을 적극 주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ITC는 오는 7월30일 SK이노베이션측이 제기한 특허 소송에 대한 예비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 항목은 LG의 배터리 셀, 모듈, 관련 부품, 제조 공정 등이다. SK는 LG가 GM과 아우디, 재규어 전기차에 납품한 배터리에 대해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특정하고 금지명령과 구제조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만약 LG의 특허 침해가 인정될 경우, 일부 LG 배터리 제품에 대해 미국 수입금지를 포함한 제재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물론 ITC의 이번 판결로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 내 수입금지 조치 제재란 악재를 안을 수 있는 만큼 양사의 배터리 분쟁 합의는 점점 복잡한 수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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