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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천연가스 대금, 루블화만 받을 것”…러시아 경제 부메랑 맞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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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2. 03. 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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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제 고립 심화, 탈러시아 가속화 가능성
우크라 침공 전쟁 와중에 주지사 만나는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팔 때 자국 통화인 루블화만 받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 제재로 외화 자산이 동결돼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자 서방의 루블화 수요를 늘려 통화가치 지탱의 책임을 지우는 일종의 복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방침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러시아 경제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블화 조달이 어려워질 경우 각국의 탈(脫) 러시아화가 가속화하고, 러시아의 고립 역시 심화할 것이란 지적이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내각회의에서 “(유럽 등) 비우호국가들에 공급하는 천연가스부터 대금 결제를 러시아 루블화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달러와 유로를 신뢰할 수 없다며 천연가스뿐 아니라 원유 수출 대금도 루블화로 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푸틴의 결정은 환율 방어가 목적이라며, 서방이 러시아산 에너지를 살 때마다 루블화 가치를 올려주도록 하려는 조치라고 보도했다. 실제 푸틴의 발언 이후 루블화 가치는 약 7%가 오르기도 했다. 러시아는 유럽 천연가스 공급량의 약 40%를 차지하며, 유럽은 그간 유로화로 결제를 해왔다.

하지만 러시아가 루블화 결제를 고집할 경우 결국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루베이에셋매니지먼트의 신흥시장 전략가 티머시 애시는 “러시아와의 에너지 거래가 더욱 힘들게 됐다”며 “탈 러시아 에너지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경제학자 제이슨 터비는 “궁극적으로 러시아 경제를 국제사회와 단절된 고립 상태로 몰고 갈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이미 자국 에너지 회사에 대해 수출 대금으로 받은 외화의 80%를 루블화로 바꾸라는 조치를 내린 상태에서 통화 수요 증대 효과가 크지 않으며, 정작 달러화를 확보하지 못해 수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천연가스의 약 55%를 러시아에서 수입해온 독일의 로베르트 하벡 부총리 겸 경제·기후부 장관은 이날 “루블화로만 결제하라는 요구는 계약 위반”이라며 “유럽 협력국들과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투아니아 국유 가스기업인 이그니티스는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으로부터 가스 구매를 중단하고 루블화로 결제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BNS통신이 전했다

유럽연합(EU) 당국자는 24일로 예정된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요구가 EU 대러제재의 효과를 위협할지 진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 집행기관 유럽위원회는 겨울철 에너지 공급 안정화를 위해 회원국들이 오는 11월 1일까지 천연가스 저장시설의 80%를 채우도록 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한 보조금 지급 등의 방안도 거론되지만 일각에선 에너지 사용량 자체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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