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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사고]“압사당할 거 같아요” 첫 신고 후 4시간 무시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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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2. 11. 0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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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신고 오후6시 34분, 4시간 가량 경찰 특별 조치 없어
'부실 대응' 비판 불가피
"압사당할 것 같아요", 마지막 신고 전화에 비명소리
참사 전 11건 신고…경찰, 4건만 현장출동
이태원 사고 현장
핼러윈데이 압사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길. /연합
"골목이 지금 사람들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거든요. 그니까 사람이 내려 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 당할 거 같아요!"

1일 경찰청이 공개한 '112신고 접수 녹취록'에 따르면, 이태원 압사 사고 당일 112에 신고가 처음 온 것은 오후 6시 34분이었다.

첫 신고자는 "해밀턴호텔 부근 이마트24 편의점쪽 좁은 골목"이라며 "사람들이 엉켜서 잘못하다 압사당할 것 같다요. 인파 너무 많은데 통제 좀 해주세요."라고 상황을 알렸다.

히지만 경찰은 긴박한 상황을 감지하지 못하고 '일반적인 불편 신고'로 판단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오후 10시 15분 "10여명의 사람이 깔려 호흡곤란 환자 발생" 소방당국에 신고가 들어가면서 구조가 시작됐다.

경찰은 첫 신고전화가 온 오후 6시34분부터 10시15분까지 무려 4시간 가량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위험을 부르짖는 시민의 신고를 4시간 가량 무시한 경찰에 대해 '부실 대응'이라는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사고 발생 1시간 전부터 '인파가 너무 많아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신고가 다수 들어왔지만, 이 때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미흡한 대응을 시인했다.

윤희근 경찰청은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현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112 신고가 다수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며 "사고 발생 이전부터 많은 군중이 몰려 위험성을 알리는 급박한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112 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은 미흡했다고 판단했다"고 부실 대응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특히 상황이 심각해진 저녁 8시 이후에는 총 10차례의 신고 접수가 빗발쳤다. 신고 전화는 오후 8시 9분, 8시33분, 8시 53분, 9시, 9시02분, 9시07분, 9시10분, 9시51분, 10시, 10시11분까지 이어졌으며 신고자 모두 '압사' 위험을 부르짖으며 '구조'를 요청하는 신고 전화였다.

신고 통화 녹취록을 보면, 신고자들은 대부분 "사람이 너무 많아요", "압사당할 것 같아요", "되게 위험한 상황인 거 같거든요", "안쪽에 애들 막 압사당하고 있어요", "통제해주세요"와 같은 내용이 담겨 상황의 긴박함을 말해주고 있다.

사고 직전 마지막 신고인 10시11분 통화에서 신고자는 비명소리를 냈던 것으로도 나타났다.

하지만 이 11건 중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건 4건(6시34분, 8시9분, 9시, 9시2분)이었다. 나머지 6건은 전화상담 안내 종결했다. 나머지 1건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오후 10시 이후에는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100여 건의 신고가 경찰에 들어갔다.

경찰 출동 관련 지침에는 같은 전화번호나 동일 장소에서 반복 신고가 들어올 경우 살펴보라고 명시돼 있지만, 기본 지침조차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현재 경찰청은 왜 현장출동을 하지 않았는지, 현장출동으로 기록된 4건은 모두 실제 제대로 조치가 이뤄졌던 것인지에 대해 고강도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관할 경찰서인 용산경찰서에 대한 대대적인 감찰이 진행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조치가 됐는지 감찰을 통해 확인 중"이라며 "경찰관이 당시에 어디에 있었는지, 어떻게 조치했는지도 감찰 조사 범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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