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행/웅도 갯길 | 0 | | 썰물때면 가로림만의 광활한 갯벌이 드러난다. 웅도에서 약 1km 떨어진 매섬까지 '갯길' 열린다./ 서산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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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과 태안 북쪽 땅으로 움푹 들어온 바다가 가로림만을 만들었다. 여기에 해안선 길이가 약 5km에 불과한 웅도라는 작은 섬이 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곰이 웅크리고 앉은 모양이라고 붙은 이름이다. 뭍에서 불과 700m 거리다. '유두교'라는 다리가 뭍과 섬을 연결된다. 유두교는 서울 한강의 잠수교처럼 밀물에 바다에 잠겼다가 썰물에 다시 드러난다. 이러니 물때에 따라 육지가 되고 오롯이 섬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는 웅도다 .
나타났다 사라지는 유두교를 구경하려고 뭍이기도, 섬이기도 한 웅도를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곳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카메라 덜렁 메고, 아니 휴대전화기만 챙겨 '훌쩍' 다녀올 여행지로 어울린다.
 | 서산_웅도_유두교_004_2 | 0 | | 물때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는 웅도 유두교. SNS에서 사진촬영 '핫스폿'으로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서산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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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도에 가려면 가로림만을 찾아가야한다. 바다가 서산과 태안의 북쪽 땅을 파고들며 만든 만(灣)이 가로림만이다. 물이 빠지면 광활한 갯벌이 드러나고 물이 차면 평온한 바다가 펼쳐진다.
가로림만은 광활하다.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면적만 서울 여의도의 31배에 달한다. 해안선의 굴곡이 심하고 수심이 얕아서 다양한 생명들이 몸 붙이고 살기에 적당하다. 바지락, 굴, 홍합, 낙지, 주꾸미, 미역 등을 길러내는 서해안 최대 황금 어장으로 꼽히는 이유다. 천연기념물인 점박이물범도 볼 수 있단다. 가로림만에 둘러싸인 웅도도 예부터 바지락, 굴, 낙지, 감태 등이 마를 새가 없었다. 인공의 손길 덜 미친 곳이니 풍광도 천연하다. '가로림'은 '이슬이 모여 숲을 이룬다'는 의미다.
 | 서산_웅도_해안데크로드_004_2 | 0 | | 웅도 해안산책로/ 서산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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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뭍인 듯, 섬인 듯한 웅도를 찾아 몽환적인 다리를 건너고 생명이 꿈틀거리는 갯벌을 음미하며 추억을 쌓는다. 섬에 들어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기도 한다.
웅도에는 약 70가구, 120여명이 살고 있다. 뭐가 있을까. 사람들은 마을회관 지나 나타나는 '웅도 반송'을 구경한다. 반송은 밑동에서 곧바로 여러 갈래 가지가 자라는 소나무다. 쟁반같이 생긴 모양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웅도 반송은 수령이 400년이 넘었단다. 웅장하고 신령스러워서 사진촬영 배경으로 그만이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까지 한 자락 걸친 덕에 애써 알현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단다.
 | 서산_웅도_반송_011_2 | 0 | | 웅도 반송/ 서산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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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에는 당제를 지내던 제단이 있고 이 주위에 아름드리 노송들이 빼곡하다. 이것도 운치가 있다. 멀리서 보면 노송이 빼곡한 일대가 섬의 배꼽 같이 보이는데 그래서 웅도는 '배꼽섬'으로도 불렸단다.
바닷바람 맞으며 해안을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물이 빠질 때를 기다려 매섬까지 이어진 '갯길'을 걷기도 한다. 매섬은 웅도에서 약 1km 떨어져 있는, 웅도보다 더 작은 섬이다. '섬 속의 섬'이라고 할까. 완만하게 굽은 갯길은 보기에도 예쁘고 걸으면 더 운치가 있다. 특히 해질 무렵 더 그렇다.
지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웅도 선착장 북서쪽의 규암층에 눈길이 꽂힌단다. 12억년 전에 형성된 것인데 이것 때문에 웅도가 '지질학 교과서'로 불린다. 전부 사진의 배경에 어울리는 것들이다.
 | 팔봉산 | 0 | | 팔봉산은 높지 않지만 해안에 솟은 덕에 시야가 탁 트이고 풍광이 장쾌하다./ 서산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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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좋아하는 사람들은 팔봉면의 팔봉산(362m)에 오른다. 가로림만을 발 아래로 내려다보려는 이들도 종종 찾아간다. 웅도에서 자동차로 약 40분 거리다.
눈치챘겠지만 팔봉산은 8개의 봉우리가 솟았다고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원래는 9개다. 이름을 붙이며 가장 작은 봉우리를 제외했단다. 연말이 되면 이름에서 빠진 것을 서러워한 작은 봉우리가 울음소리를 낸다는 전설 같은 얘기가 생겼단다.
팔봉산은 가로림만을 오롯이 굽어보는 위치에 솟았다. 높지 않지만 해안에 솟은 덕에 시야가 탁 트인다. 이러니 풍광이 좋다. 제4봉에서 제6봉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이 포인트다.
풍광도 풍광이지만 산세도 예사롭지 않다. 기암괴석과 웅장한 암봉이 도열한다. 특히 가장 높은 제3봉은 삼면이 석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산을 좀 탄다는 사람들도 재미있어하는 지점이다.
옛날 이문이라는 도적이 숨어들었다가 삼면을 포위한 관군을 피해 뒤쪽 절벽으로 도망쳤다는 얘기, 심한 가뭄에 기우제를 지냈더니 비가 내렸다는 얘기 등등 험준하고 신령스러운 산세에 딱 어울릴만한 얘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기운 좋고 풍경 좋은 이 산에 터를 잡은 절집도 많았단다. 운암사지, 정수암지 등이 남아있다. 그렇다고 마음 단단히 먹어야만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계단과 로프 등이 잘 설치돼 있다. 약 3시간이면 종주가 가능하다. 서산의 9가지 경승지를 꼽은 '서산9경'에 팔봉산은 제5경이다.
 | 간월암 | 0 | | 간월암. 달 뜬 풍경이 예쁜 곳이다. 해질무렵 풍경도 운치가 있다./ 서산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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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더 보태면 부석면의 간월암을 기억하자. 여긴 서산과 마주보는 태안 남쪽 땅으로 에둘러진 천수만이다. 간월도에서 약 50m 떨어져 있는데 하루 두 차례 물때에 따라 들어갈 수 있다. 1980년대 간척사업으로 서산방조제와 매립지가 생기면서 간월도까지는 자동차가 간다.
간월암은 작은 바위섬에 자리잡았다. 물이 차면 바다에 연꽃이 핀 것 같다고 연화대, 한 척의 배가 떠 있는 모습 같다고 원통대로도 불렸단다. 창건 내력은 뚜렷이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고려시대 말 무학대사(1327~1405)가 여기서 수행하다가 달을 보고 홀연히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한다. 간월암은 '달을 본다'는 의미다. 조선의 억불정책으로 폐사됐다가 1941년 만공스님(1871~1946)이 중창했다. 간월암은 암자 위로 달이 걸린 풍경이 참 예쁘다. 그래서 달구경하기 좋은 곳을 꼽을 때 늘 빠지지 않는다. 육지로 파고든 바다는 바다의 광활함과 호수의 잔잔함을 동시에 가졌다. 바람이 없으면 바다가 순해지고 사위가 적요해진다. 이런 바다에 또 하나의 달이 뜨니 감흥이 배가 된다. 웅도와 간월암, 계절이 교차할 무렵 더 아름다운 곳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