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거센 압박에 이사회 '장고'
손 회장, DLF 승소로 연임 명분 높여
경영연속성 차원에서도 필요
라임 중징계 수용시 배임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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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금융당국의 요구를 순순히 수용했다간 어렵게 완성한 '주주 중심 경영체계'가 통째로 흔들릴 수 있고, 라임사태 관련 배임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지난 16일 열린 이사회에서 손태승 회장 연임 안건을 다루지 않았다. 같은 달 15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관련 중징계 취소소송 대법원 판결에서 최종적으로 손 회장이 승소하자 이사회에서 연임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내년으로 논의 자체를 미뤘다. 박상용 사외이사는 "DLF 소송은 1심 판결 전부터 승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소송에 들어간 것"이라면서 "임추위 계획이나 소송 관련 논의 계획은 아직 없고 내년 1월이 돼야 얘기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이사회가 '장고(長考)'에 들어간 것은 라임사태 관련 중징계 수용과 CEO(최고경영자) 교체가 가져올 후폭풍이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우선 손 회장의 경영성과를 고려했을 때 교체 명분이 약하다. 손 회장 체제 4년간 우리금융은 적극적인 비은행 M&A를 통해 자회사를 6곳에서 14개로 확대하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또 지난해와 올해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하는 등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23년만에 완전민영화에 성공하며 '주주 중심 경영체계'를 구축했다. 최대주주가 정부에서 민간으로 교체되자 당시 금융당국은 경영자율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완전민영화에 성공함에 따라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중심의 경영이 더욱 촉진 될 것"이라며 "정부 소유의 금융지주사라는 디스카운트 요인이 사라지게 돼 주가가 더욱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정부 소유 아래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가 교체되는 부침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완전민영화에 성공하면서 정부 개입 우려가 해소됐고, 시장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우리금융에 또다시 관치금융과 낙하산 인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주 중심 경영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이 때문에 주가 역시 여러 호재에도 제자리걸음이다. 지배구조 불안과 그동안 손 회장이 추진해왔던 증권·보험 M&A가 지연되는 등 경영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시기를 제외하면 손태승 회장은 이제 첫 임기를 마친 상황"이라며 "CEO의 조기 교체는 경영불확실성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치와 낙하산인사는 우리금융의 주주강화정책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을 낳게 되고, 결국 주주 이탈과 기업가치·주가 하락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임 중징계를 수용하는 것은 이사회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9일 라임펀드와 관련해 우리은행에 업무 일부정지 3개월, 손 회장에게는 문책경고로 조치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금융당국의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여 라임무역금융펀드 관련 투자금 전액을 반환했고, 손해보전을 위해 신한투자증권을 상대로 647억원 규모의 구상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사회가 라임 중징계를 수용하게 되면 구상권 청구소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추가 배상액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사회가 배임 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DLF 징계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만큼 라임 관련 징계도 법원에서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