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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그늘 더 짙어지는 일본…미혼남녀 절반 “아이 낳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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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도쿄 통신원

승인 : 2023. 03. 3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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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7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저출산 대책을 발표하기 위한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출처=기시다 후미오 총리 공식SNS
고질적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 정부를 허탈하게 만드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교도통신은 30일 후생노동성이 전날 발표한 '결혼활동백서'를 인용해 미혼남녀의 절반 가량이 결혼 후 출산 계획이 없다는 의견을 나타내 일본의 저출산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생성이 만 18세에서 29세까지 미혼남녀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향후 아이를 낳을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49.9%가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교도통신은 결혼 후에도 자녀를 낳지 않겠다는 답변이 절반에 육박한 이번 결과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지 3년만에 최고치를 갱신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상승하는 물가에 비해 급여 수준은 30년간 오르지 않는 등 오랜 경기침체와 국민의 세 부담이 가중되는 등 일본 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평가가 높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성별로는 남성 응답자의 53%가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여성의 45.6%보다 높았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답한 남성 응답자가 밝힌 이유로는 "육아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 부담된다"는 답변이, 여성은 "경력단절과 아이에 얽매이는 삶이 싫다"는 이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일본이라는 국가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는 답변이 남녀 구분 없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미 결혼을 한 커플들의 생각도 미혼남녀의 그것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재 임신을 준비 중인 25~44세 사이 기혼부부 800쌍을 대상으로 '향후 임신 활동을 이어갈 것인지' 질문한 항목에서는 12.1%가 '그럴 생각이 없다'고 답해 자녀를 원하던 기혼부부들 중에서도 생각이 바뀌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특히 '아이를 꼭 가지고 싶다'고 답변한 부부 역시 이전 조사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도에는 60.3%가 아이를 낳겠다고 답변한 데 비해 이번 조사에서는 48.1%만이 긍정적 답변을 보였다. 일본 사회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결혼과 육아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이 이번 조사를 통해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교도통신은 "일본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저출산 문제와 인구 역삼각형 현상으로 인해 초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고령층의 연금과 보험을 지원하는 젊은 세대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의 관련 정책과 사회보장체계에 대한 불만이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은혜 도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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