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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나이도 국적도 묻지 마세요…프랑스 혁신IT 교육기관 ‘에꼴42’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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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3. 04. 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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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학위급 프랑스 '에꼴42', IT개발자 양성…프랑스 내 100% 취업
교수·교재·학비 없는 3無학교…주도력·협업·끈기 강조
한국인유학생 20여명…스스로 학습과 협업 통해 문제해결력 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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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랑 마우스만 쓸 줄 알면 가능해요!"

프랑스의 혁신적 IT 교육기관으로 꼽히는 '에꼴42'. 석사학위급의 교육기관이지만 입학조건은 아주 단순하다. 학력과 성적, 나이도, 성별도, 국적도 묻지 않는다. 요구되는 건 IT개발에 대한 관심과 주도적 학습에 대한 의지, 협업정신뿐이다. 창의력 있는 인재를 기르기 위해 교수, 교재, 학비도 없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장상윤 교육부 차관을 비롯한 교육부 관계자들은 프랑스 파리 17구에 소재하고 있는 에꼴42를 방문했다. 정부의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국정과제 실행을 위해 해외 모범 사례를 살펴보며 국내 시사점을 분석하기 위함이다.

이날 만난 한국인 유학생 이동빈씨(25)는 "이곳은 개발을 잘하는 학생을 뽑는 게 아니라, 개발을 잘할 역량을 돕는 곳"이라며 관련 학위나 컴퓨터 등의 지식이 없어도 교육과정을 통해 마스터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와 정보보안 엔지니어로 20년 동안 일한 니콜라 사디락(Nicolas Sadirac)은 2013년에 프랑스 기업가 그자비에 니엘(Xavier Niel)과 함께 설립했다. 그는 스펙보다 학생의 다양성과 개방성, 책임감, 협업능력 등이 팀워크를 강화하고 그것이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힘이라고 봤다.

에꼴42의 '42'는 영국의 극작가 더글러스 애덤스의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따왔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 심했던 1979년에 출판된 이 책은 지구가 멸망한 후 주인공이 겪는 갖은 고난, 궁극적인 질문에 해결할 제시어로 숫자인 '42'를 설정했다. 숫자와 기호로 표시되는 이공계의 차가운 이성과 상상력을 지닌 따뜻한 감수성의 조화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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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윤 교육부 차관(왼쪽에서 네 번째)이 에꼴42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의 설명을 듣고 있다./제공=교육부
◇ 한국인 유학생 20여명…"에꼴 42의 교육적 가치는 커뮤니티성"

실제 에꼴42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들은 20명 정도이고 대부분 전공도 연령도 다양했다. 특히 결혼 후 프랑스로 이민 와 10년 가까이 살다가 나이 '마흔'이 넘어 에꼴42에서 공부하게 된 유모씨(43)는 '주도적 학습'이 문제해결 능력을 키운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바일 등 IT개발에 관심이 생겨서 불어도 잘 모르는데 용기내서 도전했다"며 "스스로 공부하고 동료들의 도움도 받으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특별한 입학조건은 없지만 '낙오자'는 많다. 4주간에 걸친 입학 테스트 '라 피신(La Piscine)'을 거쳐야 하는데, 15명 중 1명만 입학을 허락한다. 매일 출석해 문제 풀고 코딩 C언어를 배우게 된다. 금요일마다 시험을 보고 주말에는 그룹 프로젝트가 주어져 일요일 밤 11시 42분까지 제출해야 한다. 유씨는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내내 공부하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며 "하지만 한 번도 입학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교수가 없는 만큼 평가도 동료들이 한다. 이씨는 "피평가자가 평가자의 평가를 인정 못 하면 인정할 때까지 논쟁을 주고 받는다"라며 "어느 한쪽이 인정해야 평가가 종료되고, 정말 드문 경우 직원들의 중재를 통해 합의를 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꼴42의 교육적 가치는 커뮤니티성"며 "난관에 부딪힐 때 한국에서는 외부개발자를 멘토로 해서 알려주지만 여기서는 동료의 도움을 받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해결한다. 소통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하드 트레이닝에 매년 3000여명이 지원하지만 최종 선발되는 학생은 200여명에 불과하다. 에꼴42 수료는 21레벨에 도달한 학생에게 부여된다. 일반적으로 3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경쟁률이 센 이유는 학생들의 취업률이 100%에 가깝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을 설립한 학생도 1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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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학생이 취재진에게 '에꼴 42'의 교육과정 중의 코딩 작업을 설명하고 있다./제공=교육부
한국에서 철학을 전공한 최규봉씨(32)는 "한국에서는 책상에 오래 앉아 있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코딩을 한다"며 "강제 학습과 주도적인 학습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평등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 에꼴42 입학한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에꼴42와 제휴된 26개국 47개 캠퍼스에 학생 1만 8000여 명이 재학 중이다. 한국의 경우 2020년 1기 교육생을 선발했으며 2022년 11월 기준 2153명이 재학 중이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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