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모은 천명관 '고래'는 수상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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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종후보 6편에 포함돼 기대감을 모았던 천명관의 '고래'는 아쉽게도 수상의 영예를 안지 못했다.
부커상심사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런던 스카이가든에서 열린 2023 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으로 '타임 셸터'를 호명했다.
이 작품은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유망한 치료법을 제공하는 한 클리닉을 둘러싼 이야기다. 이 클리닉의 각 층은 알츠하이머 환자들 과거를 10년 단위로 세밀하게 재현해, 이들에게 친숙하고도 행복했던 옛 시절을 되돌려준다. 그러나 점차 건강한 사람들까지도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피해 클리닉에 몰려들면서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이 작품을 쓴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55)는 불가리아의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고스포디노프는 현재 유럽에서 인정받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며 그의 작품들은 2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불가리아 작가가 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저자는 2016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가 소설을 구상하게 된 계기라고 밝혔다. 그는 "2016년 이후 우리는 다른 세상과 시간에 살고 있는 것 같았다"며 "미국과 유럽에서 '위대한 과거'를 들먹이고 포퓰리즘으로 세계가 해체되는 상황이 나를 자극했는데, 브렉시트는 또 다른 자극제가 됐다"고 했다.
'타임 셸터'를 영어로 옮긴 미국인 번역가 앤젤라 로델도 고스포디노프와 함께 올해 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장인 프랑스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는 이 작품을 수상작으로 발표하면서 "아이러니와 멜랑콜리함이 가득한 빛나는 소설"이라고 평했다.
슬리마니는 "기억이 사라지면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현재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심오한 작품"이라며 "미래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노스탤지어가 독이 될 수도 있는 유럽 대륙에 관한 뛰어난 소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부커 인터내셔널은 영어로 번역된 비영어 문학작품에 주는 부커상의 한 부문이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힐 만큼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상금은 5만 파운드(약 8200만원)는 작가와 번역가가 절반씩 나눠 갖는다. 그만큼 작품을 영어로 옮기는 번역가의 작업과 노고를 인정한다는 의미다.
한국 작가로는 한강이 2016년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로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와 함께 이 상을 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