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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관치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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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08. 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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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관은 치하기 위해 존재한다"

2003년 '카드대란' 당시 대책반장 역할을 했던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관치금융이 아니냐는 지적에 이렇게 말했다.

이는 시장의 원칙과 금융사들의 자율경영을 중시하지만, 시장이 실패하거나 위기가 닥쳤을 때는 정부가 정상화를 위해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에서 회자되는 관치금융은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관료 출신이나 정부와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를 내려보내는 '낙하산 인사'라든지, 과도한 경영개입을 일컫는 것으로 의미된다.

이 때문에 시장과 일부 전문가들은 관치금융을 '폐습'으로 보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은행들이 경기둔화 속에서도 호실적을 이어가자 정부는 이를 '이자장사' 프레임을 씌어 금리를 올리지 말라고 압박했다. 이자장사 프레임에 은행들은 좋은 실적을 내놓고도 이를 드러내놓고 반기지도 못했다.

이는 금융주가 주식시장에서 만년 저평가받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고, 주주 입장에선 배신감마저 가질 수 있는 이유다.

이 때문에 관치금융에 대한 비난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좀체 사그라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반만 맞는 말이다. 최근 금융권에선 임직원들의 횡령과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취득, 고객 명의로 불법 증권계좌 개설 등 잇달아 불거진 금융사고를 보면, '당국의 개입이 소극적이었나' 하는 의구심마저 생긴다.

다시 말해 정작 필요할 곳에 관치가 없었다는 얘기다. 금융사의 도덕적 해이와 배금주의(拜金主義)가 가져온 일련의 문제에 대해 추상같은 철퇴가 이어지지 않자,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신뢰와 신용을 잃어버린 금융사에 대해선 당국은 과감하게 '규제와 징계의 칼'을 꺼내들어야 한다.

관치는 필요악이다. 관치가 팽배해져도, 관치가 미치지 않아도 문제가 불거지고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만 커지는 셈이다.

딜레마에 놓인 관치. 균형감을 찾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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