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심사청구조차 제출하지 않아…매각설만 '솔~솔~'
기업가치 평가 절하, 직원 절반 이상 노조원 등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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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이야기다. 11번가의 IPO(기업공개) 시계는 지난해 8월에 멈춰 있다.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 공동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한 이후 움직임이 없다. 2018년 SK플래닛에서 인적분할로 떨어져 나올 때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H&Q코리아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약속한 IPO 마감 시한은 이제 딱 한달 남았다. 시장에서는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IPO가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매각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11번가의 운명의 선택지는 하나씩 사라져 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투자자로부터 약속한 마감시한을 한 달을 앞둔 11번가가 여전히 예비심사청구조차 제출하지 않아 IPO는 물 건너 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매각카드'를 꺼내들고 여러 기업들과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는 무성한 '설'만 나돌고 있다.
초기에는 같은 유통업계로 이커머스를 강화하려는 롯데를 비롯해 홈플러스, 갤러리아 등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지만 국내 유통시장이 침체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이후 큐텐, 아마존, 알리바바 등 외국계 유통기업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큐텐은 최근 티몬을 비롯해 위메프, 인터파크쇼핑 등을 계속해서 인수하며 덩치를 키워 11번가까지 품을 것으로 봤지만 이후 진척된 사항이 없다. 아마존은 11번가와 협업을 하고 있는 만큼 유력한 후보자 중 하나였지만 현재 미국 아마존 상황도 미래를 위해 인력 축소를 단행하고 있어 사업의 키울 여지가 없어 보인다. 중국의 알리바바도 최근 국내에 알리익스프레스를 론칭하며 빠르게 점유율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11번가의 인수에 무리하게 뛰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에 갚아야 할 투자금부터가 부담이다. 11번가는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5년 후 상장하지 못하면 투자금에 연 8%의 이자까지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수익금까지 더하면 현금 상환 시 약 7000억~8000억원의 거금이 필요한 셈이다.
게다가 11번가에는 강력한 노조가 있다. 전국정보통신미디어노동조합연맹 소속으로 직원의 절반인 약 660여명이 노조원이다. 고용보장을 비롯해 임금협상 등 인수 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인수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11번가 입장에서 가장 최선이자 바라는 방법은 상장 연기다. 투자자들의 동의만 얻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기업가치가 평가절하된 상황에서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이 이해해 줄지는 미지수다. 투자 당시 11번가의 기업가치는 2조7000억원으로 평가했는데 현재 11번가의 몸값은 1조원대 중반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IPO를 계속해서 추진한다고 해도 이미 쿠팡·네이버 등이 장악한 이커머스 시장에 11번가가 시장에서의 기업가치를 3조원 이상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FI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IPO를 기다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결국 해결방안은 모기업인 SK스퀘어에 달렸다. 2021년 SK텔레콤이 인적분할해 출범한 SK스퀘어는 11번가 지분 80.26%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IPO와 매각마저 막힌 11번가에 금전 대여를 해주는 방법이 최선이다. 상장 실패시 투자자들이 대주주의 지분까지 처분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이 걸려 있지만 헐값의 매각보다는 향후 기회를 엿보는 것이 나아 보인다. 11번가 측도 IPO 추진 입장은 변함없다는 생각이다.
11번가 관계자는 "IPO를 목표로 하는 것은 변함없다"면서 "시장상황을 고려해 상장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만 계속해서 되풀이 했다.
약속 기일은 9월30일이다. 시간만 흐르게 놔둘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는 주관사 선정 후 상장을 위해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사업을 확대하는 등 노력을 보였지만 결국 상장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마감시한인 9월이 다가오는 만큼 11번가는 물론 모기업인 SK스퀘어는 상장을 대신할 분명한 방안을 시장에 제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