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윤활기유 기반 액침냉각 사업 진출…"글로벌 기업들 협력해 윈윈전략 취할 것"
|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부문 자회사 SK엔무브가 전기차 대전환 시기에도 윤활유 필요성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회사는 향후 전기차 윤활유를 빠르게 공급해 2040년 12조원에 달하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부다. 여기에 향후 42조에 달할 '액침냉각'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으며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ZIC의 미래 비전 발표자리 'ZIC 브랜드 데이'에서 직접 연단에 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앞서 SK엔무브는 지난 196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윤활유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는 뛰어난 사업 선구안과 기술력을 앞세워 2019년 SK에너지에서 분사 후에도 1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현재는 글로벌 윤활기유 시장에서 고급 프리미엄 제품 'YUBASE(유베이스)'를 앞세워 40%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 윤활기유는 윤활유의 핵심원료로, 80%의 윤활기유에 20%의 첨가제가 더해져 윤활유가 생산된다.
이날 박 사장은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 윤활유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며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에도 전비(전기차의 연료 효율)을 늘리기 위해 전용 윤활유가 꼭 필요하다"며 "자사 브랜드인 ZIC를 통해 이미 2013년부터 전기차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엔무브는 △도전의식 △높은 기술력 △고급 윤활기유 공급능력을 근거로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상혁 e-Fluids마케팅실장은 "그간 전기차 윤활유 시장에 대한 회사의 발빠른 도전과 업력이 있었으며, 업체의 요구에 맞춰 많은 시도 끝에 기술력을 축적했다"며 "고급 윤활기유가 보유한 역량을 통해 맞춤형 제품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고, 앞으로도 꾸준한 연구개발로 그 위치를 더 공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SK엔무브가 주력하는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은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2022)에 따르면 전기차 윤활유 시장은 2040년 1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엔무브는 향후 전기차, 데이터센터, 전기차배터리 등 전기에너지가 쓰이는 모든 곳에 전력효율을 높일 수 있는 'ZIC e-FLO'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SK엔무브는 윤활유 사업과 더불어 액침냉각기술을 개발해 미래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계획이다. 액침냉각은 기름 등 액체에 직접 제품을 넣어 냉각시키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이상민 Green성장사업실장은 사업 진출 배경에 대해 "전기화·전동화 시대에 우리가 가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찾고자 다양한 연구를 몇 년간 수행했다"며 "그러던 중 냉각효과가 있는 프리미엄 윤활기유 유베이스에 전자기기를 넣으면 전력 사용량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고, 시장 확장성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K엔무브는 액침냉각 시장이 2020년 1조원 미만에서 2040년 42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미래에는 데이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열관리 시스템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SK엔무브의 판단이다. SK엔무브는 프리미엄 윤활기유를 원료로 냉각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열관리 플루이드를 개발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미 지난해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5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또 미국 PC 제조 및 IT 솔루션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와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서 실장은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전이라 글로벌 기업들을 경쟁자로 인식하기보다는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시장을 만들어가는 윈윈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SK엔무브는 기존 내연기관용 ZIC의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중동 등에서는 여전히 내연기관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동남아 지역에는 이미 세계적인 축구 구단 FC바르셀로나와 제휴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남아, 중동 지역은 작년에 새롭게 추가했다"면서 "올해는 현지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모색하고, 내년부터 새로워진 ZIC로 현지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엔무브는 지난해 윤활유를 뜻하는 루브리컨츠(Lubricants)에서 SK엔무브로 사명을 변경하고, '에너지 효율화 기업(Energy Saving Company)'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선보였다. 기존 사업에서는 연료 효율(fuel efficiency)을, 신사업에서는 전력 효율(electrical efficiency)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