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차주·한계기업 늘어 부실채권 ↑
당국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등
손실흡수 능력 제고 위해 두 팔 걷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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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50년 주택담보대출을 막는 등 제동을 걸었는데도 오히려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달보다 커졌다. 기업대출은 전달보다 증가폭은 줄었지만 기업들의 대출 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경기둔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은행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은행들의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을 도입하는 등 압박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은행권도 건전성 리스크 우려에 공감하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농협은행)의 10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규모는 각각 686조199억원과 764조3159억원이었다. 전달보다 가계대출은 3조6905억원, 기업대출은 7조9849억원 증가했다.
특히 가계대출은 시장금리 상승과 금융당국의 제동에도 증가폭이 더 커졌다. 8월과 9월엔 증가폭이 1조5000억원 수준이었는데, 10월엔 두 배 이상 커진 것이다. 이처럼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금리를 더 올리고 있다.
기업대출은 9월(8조842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줄었지만, 기업들의 대출 수요는 여전히 높다. 시장 불확실성과 금리 부담 때문에 자금조달 수단으로 은행 대출을 적극 이용하기 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이 가계, 기업 구분없이 빠르게 늘자 대출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로 인해 가계는 취약차주, 기업은 한계기업들에서 부실채권이 늘고, 연체율도 높아져 은행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5대 은행이 보수적으로 관리를 해왔지만 건전성 부문이 악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우려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권은 올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았지만, 취약부문에 대한 건전성 악화로 추가 충당금 적립과 대손비용 증가 등이 수익성 악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또 코로나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이 감소세를 유지하며 연착륙 중이지만, 자영업자 위주로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잠재부실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에도 올해보다 어려운 건전성 상황이 예상이 돼, 건전성 리스크 관리를 보다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은행들의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두 팔을 걷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정례회의를 열고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은행권에 대한 당국의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을 도입하고, 은행별 대손충당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예상손실 전망모형 점검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올해 초 미 실리콘벨리은행(SVB) 사태가 불거지면서 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고, 은행권 전반에 대한 위기대응 능력을 높여갈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수준은 6월 말 기준 0.93%로 유럽(1.51%)과 미국(1.67%)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금융위는 "은행은 예상손실 전망모형에 대한 자체점검을 실시하고, 금융감독원은 점검결과를 평가해 은행별로 필요한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