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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적 절차로 상속세 납부…‘한국판 카네기’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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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3. 11. 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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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 2.6조 주식매각
전자,물산 등 블록딜 처분 전망
경영권 우려에도…"오해 차단"
이건희 회장 예술품 기증 재조명
책임,상생 위해 재원 활용 안해
이재용 이부진 홍라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를 관람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삼성전자
삼성 오너 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2조6000억원대 계열사 주식을 처분하면서 10조원대로 추정되는 문화재와 예술품을 사회에 환원한 'KH(이건희 선대회장) 유산'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재계에선 삼성가(家)를 향해 '한국판 카네기'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미국에서 자수성가를 이룬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재산의 90%를 사회에 환원한 기부 문화의 선구자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은 10조원 규모로 평가되는 미술품을 국가에 환원했고, 유족들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는 상속세 12조원을 납부하고 있다.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삼성가는 보유 주식도 연이어 처분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 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주식 총 2조6000억원어치 가량을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매각 목적은 상속세 납부용이다.

매각 시기는 신탁 계약 기간인 내년 4월 30일까지 블록딜(대량 매매) 방식의 매각이 전망된다. 앞서 지난 2021년부터 삼성가에서 지분을 매각할 때 신탁 계약 기간 내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됐다.

홍 전 장관은 지난해 3월에 이어 두번째로 삼성전자의 주식 0.32%를 매각하면서 보유 지분 비율이 이 회장과 비슷하게 됐다. 지난해 3월 홍 전 관장은 삼성전자 지분 1994만1860주(0.33%)를 팔면서 기존 지분율 2.3%에서 1.96%로 줄어들었다. 이번에 삼성전자 주식을 추가로 매각하면서 보유 주식 수가 9797만8700주(1.64%)로 줄어들게 됐다. 이 회장은 아직 삼성전자의 주식을 한차례도 팔지 않았으며 현재 9741만4196주(1.64%) 보유하고 있다.

홍 전 관장은 이 선대회장 별세 후 가족 중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해왔다. 상속 개시 전부터 이 회장보다 지분율이 높았고, 법정 상속 비율(배우자 1.5: 자녀 1)에 따라 상속도 자녀들보다 약 2800만주 가까이 더 받았다.

이 사장과 이 이사장의 경우 이번에 각각 0.04%, 0.14%를 추가 매각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5299만2821주(0.89%), 4729만190주(0.79%) 보유하게 됐다.

삼성 오너 일가는 2020년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별세 이후 해마다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계열사 지분, 부동산 및 현금 등 전체 상속분에 대한 상속세액은 12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고 있다. 현재까지 6조원 이상을 납부했지만, 향후 3년간 추가로 납부해야 할 금액은 6조원 넘게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12조원이라는 상속세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금액이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 유족들은 2021년 거액의 상속세가 부과될 것을 예상했음에도 고인의 문화재·미술품을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하지 않고 오히려 사회에 환원했다. 유족들은 국보 '인왕제색도'를 비롯한 미술품 총 2만3000여점을 국가 기관에 기증하고, 감염병·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에 1조원을 기부했다. 문화유산 보존을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을 강조해온 이 선대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일각에선 당시 기증된 미술품 가치가 10조원에 달한다고 알려지며 일각에서는 유족들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일부 작품을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결국 국가에 기증했다"며 "당시 사회환원 유산 규모가 고인이 남긴 유산의 60%에 달한다고 추정됐다"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유족들은 부족한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경영권 약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부 계열사 주식까지 매각했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원천 차단한 모범적인 준법 거래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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