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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 ‘마약과의 전쟁’ 조사에 比 “손가락 하나 까딱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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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01. 2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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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pines Marcos Taiwan <YONHAP NO-1287> (AP)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AP 연합뉴스
필리핀이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조사에 "주권에 대한 위협"이라며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전날 ICC의 조사에 대해 "주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며 "필리핀 정부는 ICC가 실시하는 어떤 조사에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ICC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지난해 7월 ICC 항소심재판부는 필리핀의 항소를 기각하고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조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ICC 수사관들이 '일반인 신분'으로 필리핀을 방문할 수는 있지만 정부가 그들을 돕지는 않을 것"이라 밝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도 성명을 통해 외국인이 필리핀 문제에 개입해선 안된다는 아버지의 입장을 되풀이하며 "필리핀의 법원과 사법 시스템에 부끄러움을 안기는 절차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할 것"이라 밝혔다.

ICC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집권시절인 2016년 7월 시작된 '마약과의 전쟁'에서 인권침해 등이 자행됐다며 반인륜 범죄로 보고 있다. 당시 필리핀 경찰은 마약 관련 용의자가 투항하지 않으면 곧바로 총격을 가했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를 두고 필리핀과 ICC측의 집계도 엇갈리고 있다.

필리핀 측은 단속 과정에서 최소 60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지만 ICC는 최소 1만 2000명에서 3만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피해자들과 인권 단체들은 마약과의 전쟁에서 조직적인 은폐와 처형이 발생했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필리핀 경찰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필리핀은 ICC 검사실이 2018년 2월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예비조사에 들어가자 사법 처리를 피하기 위해 2019년 3월 회원국에서 탈퇴하고 "비회원국인 필리핀에 대해 사법권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ICC는 자체 규정을 근거로 필리핀이 회원국이었던 기간에 범죄가 발생했고 정부의 조사 의지가 없기 때문에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지난 2021년 9월 '마약과의 전쟁'을 반인륜 범죄로 규정하고 정식 조사에 나서겠다는 검사실의 요청을 승인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도 살바도르 파넬로 대변인을 통해 "헌법을 뻔뻔스럽게 위반하면서까지 ICC가 우리나라에서 조사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주권 국가로서의 타고난 우리의 권리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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