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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계고 졸업생 산업현장 기피…“취업보다 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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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정연 기자

승인 : 2024. 01. 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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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 교육과정 부재로 진학률 '쑥'
제조업 기술단절 우려속 취업 미미
근무환경·인프라 열악…이직 잦아
선취업·후진학 제도 등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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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기능인 육성을 위한 직업계 고등학교 취업률이 지역 빈일자리 실태와 비교할 때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현장에서 '젊은' 숙련기술인을 찾기가 점차 어려워지는 가운데 졸업생들 사이에선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제조업에서 일하는 60세 이상은 59만9000명을 기록하며, 20대(54만5000명)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청년층의 지역 제조현장 이탈로 제조현장의 고령화도 가속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산업에 필수적인 뿌리기술의 대가 끊기는 '기술단절'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기술인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직업계 고등학교의 취업 상황은 열악한 실정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2월 직업계고 졸업자 7만15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취업자는 1만9526명(27.3%)에 불과했다. 졸업자 중 진학을 선택한 학생은 3만3621명(47%)으로, 진학률이 취업률을 두 배 가까이 상회했다.

성별로 보면 여학생의 진학률(52.5%)이 남학생의 진학률(42.9%)보다 10% 가량 높았다. 이는 생산직 위주의 지역 산업현장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청년 여성들의 지역 이탈이 가속화되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취업한 직업계고 학생들의 잦은 이직에 있다. 최근 1년 동안 취업 상태를 유지했는지를 묻는 유지 취업률은 66.4%에 그쳤다. 10명 중 4명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일을 그만 두고 있는 셈이다.

청년들의 미래설계를 막는 낮은 조직문화와 최소한의 생활기반시설조차 갖추지 못 한 지역의 열악한 인프라가 청년들을 이직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고 졸업 후 전문대 기계공학과에 진학한 A씨는 "학생 때 처음 일했던 곳에서 나이가 젊은 작업반장이 50대를 넘긴 아저씨에게 업무지시하며 욕설하는 걸 참기 어려웠다"며 "몇 번의 이직을 거쳐 현재는 만족스러운 연봉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편의점을 가는 데만 걸어서 15분이 걸리고, 차가 없어 누굴 만나거나 병원 가기도 어려운 점은 힘들다"고 토로했다.

특성화고를 졸업해 4년제 대학을 다니고 있다는 B씨는 "양질의 교육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대학에 진학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교복만 입고 납땜하고, 선생님없이 학생들끼리 가르치고 배우는 일도 부지기수인 데다 배운 전공이랑은 전혀 관계없는 사업장에서 실습을 했다. 어느 순간 미래가 없다고 느껴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력 상황에 맞춘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의 미래설계를 위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산업계가 요구하는 실질적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는 양질의 교육과정을 만들고 또 일자리를 매칭해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면서도 "대학 졸업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높은 상황을 고려해 선취업-후진학 제도 등 (미래설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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