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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은행선 예·적금, 대출만 팔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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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1. 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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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5대 은행 중 우리은행을 제외한 KB·신한·하나·농협은행 등 주요은행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을 포함한 모든 ELS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해 10월 농협은행이 홍콩 H지수 ELS에 대한 대규모 손실 우려가 제기되자 선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는데, 나머지 3곳도 전면 중단에 나선 것이다.

지난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가 나오면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말하자, 이를 판매를 하지 말라는 신호로 받아들인 것이다.

대규모 투자자 손실을 낸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겪었던 우리은행은 상대적으로 홍콩 H지수 ELS 판매 규모가 크지 않아 ELS 판매는 지속한다는 계획이지만, 추후 금융당국이 중단을 요구하면 이를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상품 중 규제가 까다로운 공모펀드와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만 판매가 가능해졌다.

사실 이러한 조치는 홍콩 H지수 ELS에 대한 손실 우려가 나오면서 예견됐었다. 2019년 DLF 사태가 발생하자 DLF와 DLS 판매를 중단했고, 원금 20% 이상 손실 위험이 있는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도 금지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있는 상황에서 투자상품 선택권이 제약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백화점처럼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공해왔는데, 이제는 몇몇 상품만 파는 곳이 될 수 있다"며 "재테크에 대한 니즈가 있는 고객들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분명 이번 ELS사태와 관련해 은행들도 불합리한 판매관행이 있었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예 상품 판매 자체에 제동을 걸게 되면 은행은 예·적금이나 대출 등 정부가 지적해온 이자장사만 해야 한다. 게다가 은행의 비이자 부문 비즈니스는 위축될 수 있고, 세계무대에서 국내은행의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퇴색되고 있는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DLF사태처럼 이번 ELS사태에서도 불완전판매 피해자에 대해선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배상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충분히 고위험 투자상품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높은 수익에 대한 기대로 투자한 경우엔 투자자 본인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시장 질서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

이번 ELS 사태는 은행의 불합리한 판매관행을 재정비하고, 투자자들의 무분별한 투자행태도 바로잡는 방향으로 정리되어야 한다는 점을 금융당국도, 은행도, 투자자도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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