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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실적 경쟁 벌이던 기술금융 300조, 알고보니 허수?…당국 재정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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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4. 02. 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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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제도 개편방안 내달 초 발표
은행권 기술신용대출 310조
10년간 규모 35배…도입효과 의문
부실 TCB평가기관 영업정지 등 제재 마련
취지에 맞는 실적평가 보완도
6_기술금융 현황 및 부실운영 실태
은행들이 과열경쟁을 벌이면서 300조원을 넘어섰던 기술금융에 상당 규모의 허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담보나 자금력이 떨어지지만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기술금융제도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매년 두 차례 우수은행을 선발하고, 이들 은행에 대해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출연금 등을 차등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자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기술신용대출을 늘려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반 중소기업대출을 대거 포함하거나, TCB(기술신용평가) 평가서만 있는 경우도 포함하는 등 '무뉘만 기술금융' 문제가 제도 시행 10년간 지속돼 왔다. 또 TCB평가기관이 허위로 평가서를 남발하는 문제도 계속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TCB평가기관에 대한 제재근거를 마련하고, 기술금융 실적평가 제도를 보완하기로 했다.

1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은행권 기술신용대출 잔액과 건수는 총 310조3334억원과 74만17건이었다. 기술신용대출 한도 증액분과 전분기 기술신용대출, 신규거래기업에 대한 기술신용대출(TCB평가)만 포함한 기술신용대출 평가액도 233조5047억원 수준이었다. 2014년 제도 도입 당시 9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5배나 급증한 것이다.

이처럼 기술금융의 양적규모가 성장했지만, 실제 제도 도입 효과에는 의문이 있다. 2014년 제도 도입 직후 문제로 지적됐던 TCB평가기관의 평가서 부실 발급과 사실상 일반중기대출을 기술금융실적에 포함하는 등 은행권의 미흡한 기술금융 관리가 지난해 금융위원회에 대한 감사원 감사에서도 드러났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TCB평가기관 6곳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연평균 34만여건의 TCB평가서를 신규 발급하고, 그 대가로 은행에서 866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감사원은 이들 평가기관이 기술자격을 근거로 발급한 TCB평가서를 점검했는데, 이중 49%가 부실 발급이었다. TCB평가서를 신뢰하기 어려운 만큼 이를 토대로 기술신용대출이 취급됐다면, 기술금융에도 부실이 있었다는 얘기다.

은행도 문제였다. 은행이 기술금융대출로 취급한 자금 중 68.8%는 기존 대출을 금리와 한도 등 조건 변동 없이 기술금융대출로 전환한 무뉘만 기술금융이었다.

금융위는 매년 두 차례 테크(TECH)평가를 진행해 은행별 순위를 공개하고, 순위에 따라 신보와 기보 출연금을 차등해 왔는데, 이 평가 역시 문제가 있었다. 감사원은 "기술금융위 취지를 살려 제도를 운영한 은행은 불이익을 받고, 양적 확대에 치중한 은행이 혜택은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당국도 기술금융 재정비에 나선다. 금융위는 현재 은행권과 신용정보원과 함께 기술금융제도 개편 방안을 논의 중이다. TCB평가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평가서 사전제공이나 관대한 평가 암시, 허위평가 등에 대한 행위규칙 수립을 검토하고 있다. 또 중대한 위법사항에 대해선 영업정지와 과징금 등을 내릴 수 있는 제재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기술금융제도 개편방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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