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카드업황이 악화되면서, 소비자 혜택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14차례 진행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 실적이 급감했는데, 설상가상으로 작년 고금리 여파로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졌다. 카드사 실적 하락으로 작년 한 해 단종된 '혜자카드'만 450여종에 달한다. 대신, 카드사들은 수익성을 올리기 위해 연회비가 비싼 프리미엄 카드 발급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2022년 2월 가맹점, 소비자, 카드업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카드산업 제도개선 TF'를 출범시켰지만 올 해는 회의가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주기 연장, 신사업 규제 완화 등 입장을 금융위 측에 전달했다"며 "다만 올해 들어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TF가 지지부진한 건 내달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720만 소상공인 여론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카드업계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가 될 경우 720만 소상공인 표심이 움직일 수 있어 정부에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드업계는 TF 논의 결과를 학수고대해왔다. 3년마다 돌아오는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가 5년으로 연장되면 수수료가 또 다시 인하되더라도 연착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복됐던 카드 수수료 협상에서 벗어나 신사업 마련 등에 집중해 수익성을 높일 수있을 것이란 얘기다. 카드사들은 혁신금융서비스 제도화, 신규 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 등도 함께 금융당국과 TF에 요청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재조정하는 해이다. TF의 재산정 주기 연장 여부 결정에 따라 수수료율 추가 인하 여부도 달라질 전망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일각에서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신사업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수익성 확장 활로를 열어주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TF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카드사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작년 실적을 공개한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주요 5개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모두 하락했다. 카드사 5곳의 순이익은 1조8641억원으로, 전년 대비 8%가량 감소했다.
카드사 실적이 꺾이자 소비자 카드 혜택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삼성·현대·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등 8개 카드사의 458종 카드상품이 단종됐다.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대신, 고액 결제 비중을 높이기 위해 프리미엄 카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금융위 측은 2021년 12월 TF 구성을 발표하면서 "카드업계는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얻기 힘든 어려움에 처해 있고, 소비자 혜택도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밝힌 바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