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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증액’ 카드 꺼낸 재건축조합…시공사는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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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4. 03. 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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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급등 여파 따른 고육지책
사업 연기 땐 조합원 부담 더 커져
경기악화에 건설사들 입찰 소극적
전문가 "증액 효과, 제한적일 것"
공사비 올린 서울 주요 도시정비사업지
한 차례 이상 시공사 선정이 무산된 서울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사업지들이 공사비를 올려 재차 시공사를 찾고 있다. 원자잿값·인건비 인상 등에 따른 공사비 급등 여파로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당분간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신반포27차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26일 두 번째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내면서 3.3㎡당 공사비를 908만원에서 959만원으로 상향했다. 1월 말 진행한 첫 번째 시공사 입찰이 무응찰로 유찰됐기 때문이다.

3일 후인 같은 달 29일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조합'도 3.3㎡당 공사비를 760만원에서 81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시공사 선정에 실패한 바 있다. 이번에 공사비 현실화를 반영해 증액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강북에선 1000만원 이상 공사비를 책정한 단지도 있다. '마포로1-10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조합'은 직전 3.3㎡당 930만원이었던 공사비를 1050만원으로 조정하고 두 번째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냈다. 이 단지 역시 지난해 말 1차 시공사 입찰에서 무응찰로 유찰을 겪었다.

이들 조합이 공사비를 올려 시공사를 다시 찾는 배경에는 조합원들 사이에 지출이 늘더라도 빠른 사업 진행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가뜩이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공사 선정 난항으로 인해 사업이 지속 연기된다면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금융 비용이 커지게 되고, 이는 결국 조합원 분양가·분담금 증액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 사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면서 정비사업 수주에 소극적인 기업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 자료를 보면 국내 건설업체가 민간으로부터 수주한 주거용 건축 금액은 지난해 기준 54조4384억원으로, 전년(80조8133억원) 대비 약 33% 급감했다.

이와 관련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서 공사비를 늘리는 데 거부감이 큰 것은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도 손해를 떠안고 건물을 지어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공사비 증액이 곧바로 건설사들의 입찰 활성화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고분양가·고금리 이슈로 미분양 주택이 늘고 건설사들의 자금 경색 위기 심화 추세를 감안하면 공사비 증액 효과는 다소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다만 건설사들도 수년 후 일감을 확보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개선 효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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