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分단위로 30여개 빡빡한 일정… 초격차 회복 ‘의지의 강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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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06. 13. 18:13

뉴욕부터 캘리포니아까지 종횡무진
美정계 인사와 하루 2회 이상 미팅도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서 단독회동
그룹 미래먹거리 전략 구체화 할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2주간 미국 출장 일정표는 분단위로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글로벌 IT 기업 경영진과 미국 정계 인사들과 하루 2회 이상의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는 등 총 30여 차례 협의 테이블을 만들었다. 삼성전자의 초격차 경쟁력 회복을 위한 이 회장의 의지가 담긴 강행군이라는 분석이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해 이날 귀국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의 이번 출장은 삼성의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 강화와 함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난달 31일부터 12일까지 분 단위로 세팅된 빽빽한 일정 30여 건을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동부의 뉴욕에서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Verizon)의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택에서 단독 미팅을 갖는 등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뉴욕부터 캘리포니아까지…초격차 경쟁력 확보 '동분서주'

우선 이 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Verizon)의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차세대 통신 사업과 갤럭시 신제품 판매 관련 협력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두 사람은 버라이즌 매장에서 갤럭시 신모델의 AI 기능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등 공동 프로모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세계 최초 온디바이스(인터넷 없이도 작동하는 자체 내장형) 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를 출시하고 북미 시장에서 애플을 따라잡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미국 점유율은 31%(2위)로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1년 전보다 4%포인트 상승한 점유율 여세를 몰아 1위 애플(52%)과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은 11일에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택으로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가졌다. 지난 2월 저커버그 CEO 방한 당시 이 회장의 초대로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을 가진 후 4개월만의 재회다.

이 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AI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미래 ICT 산업 및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2011년 저커버그 CEO 자택에서 처음 만난 이후로 총 8번의 미팅을 가질 정도로 각별한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12일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찾은 이 회장은 앤디 재시 CEO와 만나 생성형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현재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지난달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령탑에 오른 전영현 DS부문장을 비롯해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한진만 DSA 부사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다.

◇특유의 '글로벌 네트워크' 다지며 주도권 찾기 행보

이 회장은 10일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DSA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를 만나 AI 반도체와 차세대 통신칩 등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퀄컴은 AI PC 및 모바일 플랫폼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기간 동안 글로벌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도 잇따라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와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조기술 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해며 5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급성장하는 HBM 시장에 대응해 5세대 HBM3E 12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개발, 2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선 이 회장이 이번 출장을 마친 뒤 그룹의 미래먹거리 사업에 필요한 전략을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달 말 세트와 반도체 부문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최근 삼성의 반도체 부문이 지난해 15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며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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