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과 전방위 협력방안 오간듯
이달 최 회장 주도 사절단 美 방문
일각선 트럼프 대통령 면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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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대, 재계 리더로서의 역할도 두드러진다. 당장 최 회장은 2주 후 미국 워싱턴서 20여개 기업들과 함께 주요 정·재계 인사들을 만난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면담 가능성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기업들은 대내외 소통이 절박한 상황에서 발생한 국정 공백에, 최 회장이 민간 대표로서 대내외 소통과 협력, 당면 과제인 AI산업에 대한 주도권을 잡는 데에도 나서줄 것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최 회장은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등과 샘 올트먼을 함께 만났다. 최 회장을 만나고 나온 올트먼은 취재진에게 "원더풀(굉장했다)"이라면서 "(최태원은)나이스 가이(좋은 사람)"라고 짧게 말하기도 했다. 최 회장과의 면담은 약 40분간 짧지 않게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SK그룹과의 협력 방안이 오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올트먼과 지난해 1월, 6월 그리고 이날까지 약 1년 새 한미를 오가며 3번 만났다.
최 회장은 AI 데이터센터를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 공급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룹은 액침 냉각 기술을 포함한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등을 개발하는 등 그룹 사업 영역의 거의 대부분을 AI와 연결하고 있다.
지난달 오픈AI는 대규모 자본을 동원하는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최대 5000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에 AI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날 카카오와의 협력을 발표한 자리에서도 "스타게이트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예상케 했다. 오픈AI로서도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절박하게 인식하고 있는 SK그룹의 투자유치가 이뤄진다면 매우 매력적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오는 19일부터 최 회장은 미국에서 주요 일정을 이어간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회장으로서 주요 20개 그룹 CEO들과 함께 워싱턴에서 갈라디너, 고위급 면담 등을 진행한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이번 사절단이 미국 상·하원 의원, 정부 고위 관계자 등을 만난다. 특히 20일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고위 인사와 면담을 추진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이 성사된다면 한국 재계의 첫 공식 접견이 된다. 대통령 부재 상태에서 기업이 나름의 경제 리더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미국발 총성없는 관세 전쟁이 시작된 만큼 이번 사절단이 미국과의 협력을 어느 정도 이끌어 내는 지가 관건이다. 의미 있는 성과가 발생한다면 북미 지역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한 기업들이 조금이라도 숨통을 트일 수 있게 된다.
SK그룹은 이 기간 최종현 학술원이 워싱턴에서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를 진행해 존재감을 더 높인다. 최 회장도 매번 참석해왔던 행사다. 애초에 이 행사는 12월에 진행했지만 미국 대선 일정 등을 고려해 2월에 진행하는 것이다. 한미일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 현안을 토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로, 유력 인사들이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