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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강호동 농협회장의 올해 첫 계열사 방문지는 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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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5. 02. 05. 18:30

윤서영
금융증권부 윤서영 기자
지난해 실적 상승을 기록한 NH투자증권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최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금융계열사를 방문하면서 수익성을 독려했기 때문인데요. 강 회장은 첫 타자로 NH투자증권을 방문해 "농협금융 계열사가 수익을 못내면 전국 1000여개의 농·축협과 206만 조합원들의 어려움이 더 커진다"고 발언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 계열사 중 은행에 이어 수익성이 가장 높은 곳입니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매출액은 11조 5900억원, 영업이익은 901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5%, 24.2% 증가했습니다. 금융 계열사 중 효자로 꼽히는만큼 수익성 강화는 당연한 얘기지만, 문제는 수익 증가에 따라 더 커지는 농업지원사업비(농지비)와 배당금입니다.

농협법에 따라 농협금융 계열사들은 금융지주에 농업지원비와 배당금을 지급합니다. 2023년 기준, NH투자증권은 농지비와 배당금을 포함해 농협금융지주에 총 2000억원을 지급했습니다. 배당금이 1500억원, 나머지는 농지비입니다. 농지비의 경우, 2021년 상장사는 주주가치 훼손 등의 논란이 있어 매출액 10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매출액의 0.5~1.5%를, 3조~10조원 매출 상장사는 0.3~0.5% 수준으로 농지비를 내도록 바뀌었죠. NH투자증권의 매출액이 10조원 수준이니, 0.5% 수준인 500억원이 농지비로 빠져나간 겁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밸류업 공시를 통해 2028년까지 순이익을 1조원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밝혔습니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농지비가 확대돼 농협 기여도도 높아지게 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단순 가정하에 순이익 1조원이라면 농지비가 700억원 수준이 되겠지만, 매출액이 10조원을 넘어서면 농지비 지급율도 올라가 상당한 수준으로 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최근 금융당국이 이같은 농지비와 배당금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금융감독원은 농협금융지주가 중장기 계획없이 대주주인 중앙회에 매년 1조원 가량을 농지비와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23년 기준, 농협금융은 농지비 4927억원, 배당금 6750원을 중앙회에 지급했는데요. 이 외에도 농협 재단에 기부금도 따로 하면서 지원 금액은 이보다 더 큰 실정입니다. 금융당국은 농협금융의 자기자본비율이 금융지주 중에서 하위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거액의 배당금을 지급함으로써 금융계열사로써 위기 대응능력이 저조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중앙회장의 발언에 내부에선 다양한 의견이 나옵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농민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농지비를 상향조정하는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농협 금융계열사들에 대한 압박도 가중되고 있죠. 농민들의 복리 증진과 사업활동을 위해 내놓는 농지비이긴 하지만, 금융사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 500억원 수준의 이익 감소는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농협은행이 영업점에서 허위로 서류를 만들어 600억원이 넘는 부당대출을 내준 것도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금융권에선 이같은 허위 대출과 금품 수수 등의 금융사고가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내부통제가 아닌 수익성 강화를 외치기엔 적절치 않았다는 얘깁니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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