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고유가에 서민 부담 가중
경기둔화 속 대출금리 상승 우려
최 대행 "물가안정, 민생 제1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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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유가 상승이 끌어올린 물가 "경기부양 걸림돌"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전보다 2.2% 상승했다. 1%대로 더디게 오르던 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곡선을 타면서 반년 만에 2%대에 재진입한 것이다.
특히 석유류가 7.3% 올라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p) 끌어올렸다. 시중에선 기름값이 무섭게 치솟으며 '주유소가기 겁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ℓ당 1733.09원까지 뛰었다. 서울 지역은 보름째 '1800원대'를 유지하며 서민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3.5% 상승해 2023년 12월 이후 13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가공식품류도 2.7% 오르며 전체 물가를 0.23%p 높였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1.9% 올랐다. 배추가 66.8% 뛰며 2022년 10월(72.5%)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장바구니 부담을 가중시킨 핵심 원인은 고환율과 맞물린 고유가였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석유류와 외식제외 서비스 가격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국고채 금리 뛰며 서민부담 가중…"물가가 민생 제1과제"
경제계 안팎에선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다 미국 정부의 관세정책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까지 겹치면서 상승세를 탄 물가가 쉽게 잡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상반기 추경이 집행돼 시중에 돈이 풀리면 물가 역시 튀어오를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물가를 자극할 또 다른 변수다.
여기에 국고채 금리가 장기물 위주로 반등세를 타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584%로 하루 사이 0.012%p 올랐고, 장기물인 10년물 금리도 0.009%p 오른 2.844%를 기록했다.
문제는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기업과 서민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국고채 금리는 주요 대기업과 공공기관, 시중은행의 조달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
경기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금리마저 오를 경우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계장관회의에서 "향후 물가는 국제유가 변동성, 이상기후 등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물가안정이 '민생의 제1과제'라는 인식에 따라 상황을 꼼꼼히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