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중앙박물관의 '사유의 방'은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만을 전시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2021년 11월 개관 이후 약 100만 명이 방문했다. 2층 전시실 입구에 도착하니, 외국인 관람객들이 영문 안내문을 읽고 전시실로 들어가고 있었다. 호기심에 안내문을 살펴보았는데, 놀랍게도 영문 번역이 부정확했다.
한글 안내문에는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라고 쓰여 있었다. 표현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영문 번역인 "time to lose yourself deep in wandering thought"는 의미를 크게 왜곡하고 있었다. 'wandering thought'는 정신이 산만하게 떠도는 번뇌와 망상을 뜻하는데, 반가사유상의 본질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
반가사유상은 번뇌에서 벗어나 침묵 속 깊은 선정(禪定)에 든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방황하는 망상에 빠진 모습은 중생의 모습일 뿐, 반가사유상의 본질이 아니다. 따라서 "time to meditate in silence"(침묵 속에서 사유하는 시간)과 같은 번역이 훨씬 적절하다.
반가사유상의 모티프는 싯다르타 태자의 어린 시절 일화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부왕을 따라 농경제를 방문했을 때,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농부와 소, 그리고 쟁기질로 드러난 벌레와 그것을 잡아먹는 새를 보며 생명의 고통을 깊
|
후일, 보살은 고행의 무의미함을 깨닫고 어린 시절 경험한 선정을 떠올렸다. 그는 감각적 욕망과 불건전한 상태를 떠나 사유(vitakka)와 숙고(vicra)를 갖춘 첫 번째 선정(禪定, jhana)에 들었다. 이후 선정의 단계를 거듭하며 고요한 평정에 이르렀고, 마침내 깨달음을 얻어 붓다가 되었다. 반가사유상은 바로 제1선정에 든 모습을 표현한 것이며, 석굴암 본존불은 깨달음에 도달한 붓다의 모습을 상징한다.
반가사유상의 본질은 번뇌에서 벗어나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박물관의 영문 안내문은 작품의 의미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이러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불교학자의 자문을 구하고, 외국인의 검토를 거쳐 번역의 정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