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 60마리 동시 착유로 노동 절감
축사 환경 원격 모니터링·맞춤 제어
송미령 "축산업 디지털전환 모범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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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당진시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장비를 활용한 젖소 '스마트축산단지'가 본격 문을 열었다. 로봇착유기 등을 도입한 공동영농으로 생산성을 최대 150% 향상시키는 등 축산업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당진시 고대면 일대에 위치한 스마트축산단지가 지난해 시범 입식 등을 거쳐 올해 초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축사 5개동, 공동 착유장, 빅데이터 관제센터 등이 마련된 부지 면적은 13.9㏊로 축구장 약 19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다. 축사당 사육 규모는 200마리로 총 1000여 마리를 수용할 수 있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 2019년 '스마트축산 시범단지 조성사업' 일환으로 당진시를 대상지로 선정, 기반 조성 등에 국고 및 융자지원을 제공했다. 총 사업비는 약 370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준공됐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후 당진 스마트축산단지를 방문해 운영현황을 점검했다. 송 장관은 "(해당 단지는) 5년에 걸쳐 민·관이 협업해 조성한 최초 사례"라며 "축산농가가 직면한 축산악취, 가축질병 등 현장문제를 극복하고 축산업을 지속가능한 미래성장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은 ICT 인프라를 갖춘 스마트축산단지 집적화 및 확산"이라고 강조했다.
당진 스마트축산단지 운영 주체는 당진낙농축산업협동조합(당진낙협)으로 9개 젖소농가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달 기준 입식 두수는 홀스타인 851마리, 저지 37마리 등 총 888마리로 나타났다.
해당 단지는 CCTV, 온·습도 등 감지 센서, 개체별 생체활동 감지기, 자동사료 급이기 등 ICT 장비를 설치해 축사 내부환경을 원격 모니터링 및 제어할 수 있다.
공동 착유장의 경우 젖소 60마리가 동시에 젖을 짤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로터리 팔라' 시설이 마련돼 있다. 많은 가축을 동시 착유할 수 있는 만큼 인건비 등 생산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농식품부 집계 결과 당진 스마트축산단지는 공동 착유장 운영으로 1인당 일일 착유량이 3.75톤(t)을 기록했다. 이는 일반농가 일일 착유량 평균이 1.5t인 것과 비교했을 때 생산성이 150% 향상된 수준이다. 젖소 한 마리당 수태(임신)기간도 일반농가 180일 대비 143일로 단축됐다.
하루 총 착유량은 2만7000㎏으로 젖소 한 마리당 평균 착유량은 31㎏으로 조사됐다. 학교 급식우유 200㎖로 환산할 경우 약 13만5000개에 달하는 분량이다. 해당 물량은 모두 낙농진흥회로 납유하고 있다.
스마트축산단지는 작업 표준화 및 규모화로 경영비도 절감하고 있다. 빅데이터 관제센터에서 일일 착유 횟수 및 착유량, 활동량, 임신 여부 등 정보를 맞춤형 개체관리에 활용, 수의 및 가축 관련 관리비를 15%가량 줄였다.
아울러 단지 준공에 따른 신규 정규직 일자리도 11개 창출됐다. 축사 관리 등 일용업무에 지역 거주자를 우선 채용, 농촌 상생 및 경제 활성화도 도모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스마트축산단지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사료 구입비 등을 줄이고, 개체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며 "개인이 밤낮으로 직접 젖을 짜야했던 노동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농가 입장에서는 큰 메리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해당 축산단지가 농촌공간재구조화법에 따른 모범 축산지구로 육성되도록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다.
송 장관은 "축산업은 사료값 인상 등 경영여건 악화로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등 중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향후 당진 단지가 축산업과 농촌이 상생하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