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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3회 아시아투데이 '석유와 화학, 그리고 배터리의 길' 포럼 참석자들은 에너지 전환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배터리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데에 공감했다. 중국에서 국가 주도의 지원을 추진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급감하는 등 위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다.
이날 '내연기관에서 전기로…수송에너지 배터리'를 주제로 발표한 강용묵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미래를 내다 봤을 때 모든 전자장비들이 자동화되고, 모바일 디바이스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독립 사용을 위한 이차전지의 활용도는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도 "당장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시장에서는 한국 회사들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짚었다.
소재와 폼팩터가 더욱 다각화되면서 수요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주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소재와 한국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삼원계 소재(니켈·코발트·망간 등 세가지 금속 조합)가 대표적으로, 안정성에서는 LFP가,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는 삼원계가 장점을 각 보유하고 있다.
각자의 단점을 보완할 차세대 배터리, 즉 고체 전해질을 활용한 전고체 배터리에에 대한 개발도 한국업체들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그러나 강 교수는 단기적 과제로는 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게 되면 안정성이 좋아지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라는 생각에서 하고 있는 것"이라며 "문제는 이것들이 모든 특성 면에서 좋은 게 아니라서, 적절한 소재를 개발해서 찾는 데 굉장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단기적으로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의 수요부진을 당장 해소하고 또 앞으로의 에너지 전환에서 ESS가 중요하다는데에 입을 모았다. 이어진 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탄소중립이라는 트렌드로 재생에너지 보급이 늘어날 수 밖에 없고, 간헐성을 해결하기 위해선 가장 필요한 수단이 ESS로 보이는데, 배터리 기술이 현재 이런 전력 공급을 할수 있는 망 차원에서 쓸 수 있는 정도로 발전했는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는 "국가 수준의 그리드(전력망)를 ESS로 집행하는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장 재생에너지를 위해 활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대규모로 적용하기에는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용묵 교수도 "국가적인 그리드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에너지 밀도보단 안전성이 중요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보면 LFP 배터리가 안정성이 높아 적용될 가능성이 높고, 이후 나트륨 이온으로 가면 더욱 안전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점점 커버리지 규모가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교수는 이어 "현재 기술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황이 가장 좋다"며 "미국 현지에 여러 공장이 있고, 생산된 ESS를 각 주 대규모 사업에 납품하고 있어 캐즘을 극복하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결국 확실히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을 중심으로 개발 과제를 진행해야한다는 제언이다. 강 교수는 "최근 학계와 연구기관 등과 함께 기업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안건을 공유해 나가고 있는데, 회사들이 생각하는 수준과 목표치가 확연히 다르다"며 "지금 위기상황을 맞은 만큼 연구기관의 입장에 중점을 둘 게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생각하는 목표를 중심으로 국가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과제화를 해야 한다"고 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