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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반팔, 오늘은 긴팔”…기온 널뛰기에 시민 건강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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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05. 23. 17:50

5월 말 온열질환자 44명…고령자·야외노동자 취약
한낮 초여름 날씨, 겉옷은 손에<YONHAP NO-4813>
낮 동안 초여름 날씨를 보인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겉옷을 손에 들고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며칠 전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반팔을 입었는데, 오늘은 다시 얇은 외투를 꺼냈어요.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바뀌니 몸이 따라가지 못하겠어요."

최근 기온이 널뛰기하듯 들쑥날쑥하면서 시민들의 건강과 일상에 서서히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특히 때 이른 5월 무더위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시민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낮 기온은 야외활동을 하기 한결 수월한 22도 안팎을 기록했다. 지난 21~22일 이틀간 30도를 웃도는 후텁지근한 날씨가 하루 만에 한풀 꺾였다.

이같이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야외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고온 환경 탓에 온열질환자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감시체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전국 517개 응급의료기관이 접수한 온열질환자는 총 44명이다. 이 중 21명은 무더위가 찾아온 지난 21일 하루 동안 발생했다.

급작스런 기온 변화는 실제 사고로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제주 유세 현장에서는 60대 남성 2명이 잇따라 온열질환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두 사람 모두 무더위 속 장시간 야외에 머문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기온 변동성이 커질 경우 고령자 등 취약계층에 영향을 더 미칠 수 있는 만큼 건강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우 인제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온 변화가 반복되면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처럼 민감한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수면 패턴이 깨지거나 자율신경계가 불안정해지면서 피로나 졸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감염 위험이 높고, 심뇌혈관질환 환자는 혈압 변동에 주의해야 한다"며 "더운 날씨에는 탈수로 콩팥 기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수면과 수분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상청의 6~8월 기상 전망(22일 기준)에 따르면 오는 6월은 이동성 고기압과 남서쪽에서 유입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고온 현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기온은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로 전망됐다.

또 7월과 8월의 경우에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로 예측돼 여름 내내 더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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