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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노인 고용률 세계 최고 수준지만…3명중 1명은 단순노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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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지훈 기자

승인 : 2025. 05. 27. 15:48

부족한 연금 때문에 재취업…비정규직 비중 높아
"고령층 재취업 지원·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방안 모색해야"
고령자 연합사진
사진=연합
우리나라의 노인 고용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일자리 질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 소득이 적으니 은퇴 후에도 재취업에 나서는 노인들이 많지만 저숙련, 단순 노동직 외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27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인구·고용동향 &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고용률은 37.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OECD 평균(13.6%)은 물론 고령 국가 일본(25.3%)을 10%포인트(p)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은퇴 노인들이 부족한 연금 소득을 보완하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65세 이상 연금 소득자의 월평균 연금 소득은 8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1인 가구 월 최저 생계비 134만원에 크기 못미친다. 노인들이 이 같은 연금 소득과 최저 생계비의 차이를 메우기 위해 재취업에 나서면서 고용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반면 일자리의 질은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65세 이상 임금근로자 중 61.2%가 비정규직이고, 이들 중 절반에 가까운 49.4%는 종업원 10인 미만의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업 유형별로는 단순 노무직 비중이 35.4%로 가장 높았고 기계 조작원(15.0%)이 뒤를 이었다.

일자리 질이 낮아지면서 임금 수준도 떨어졌다. 보고서는 정년 이전 연령대인 50대 후반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350만9000원이지만 은퇴 후 재취업하는 연령대인 60대 초반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78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50대 후반과 비교하면 20.5%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경력 단절'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생애 주된 일자리를 떠난 뒤 재취업한 65세 이상 임금근로자 중 현재 일자리가 생애 주된 일자리와 '전혀' 또는 '별로' 관련 없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중은 53.2%에 달했다. 장기간 쌓은 전문성을 활용하지 못하면서 임금 수준과 고용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고령층은 은퇴 후에도 계속 근로 의지가 높다"며 "이들이 생애 주된 일자리 또는 그와 관련성 높은 일자리에 오래 머물도록 지원하는 것은 노년기 소득 공백 완화와 더불어 근로자의 인적 자본 활용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양한 이유로 생애 주요 경력이 단절되는 고령층의 재취업 지원 및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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