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모래사장없는 남원은 오로지 감귤로 승부"
"민간주도 수급조절 첫해, 현장여론 많이 수렴할것"
"만감류 일부 농작물보상 재보험돼야 농민 부담 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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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도 귤 하면 남원이다. 그리고 '곱들락' 하면 제주남원농협의 감귤 브랜드를 떠 올린다. 제주남원농협 김용남 유통사업본부장은 "곱들락은 제주 방언으로 아름다운, 예쁘고 고운 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제주 남원 감귤의 품질과 아름다움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제주남원농협은 오직 귤 작물만 취급하고, 지역 농가 99% 이상이 귤 농사를 짓는다. 그래서 농민들은 온난화 등 이상 기온에 매우 민감하다. 귤 생산량 조절과 품질 개선 등은 농협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특히 지난해 폭염 일수가 전년보다 3배 많은 21.4일, 열대야는 26일 많은 63.3일을 기록해 농가와 농협은 가슴 졸이고 속이 탔다.
올해 귤 작황이 궁금해 제주남원농협에서 고일학 조합장을 지난 15일 만났다. 고 조합장은 KPGA 프로골퍼로 유명한 고군택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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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남원농협은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습니다. 지역 농업인의 권익 보호와 소득 증대를 위해 설립됐으며 타 농협과 달리 오직 감귤만 위탁판매하고 있습니다. 생산부터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첨단과학 시스템을 갖추었습니다. 이러한 체계적인 운영관리로 조합원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비전은 '농업인 조합원에게 희망을 주고, 고객에게 기쁨을 주는 행복 파트너 제주남원농협'입니다. 특히 곱들락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감귤 우량묘목을 생산하는 모수원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fmf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파괴 당산도 검사 등 철저한 품질관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조합장 선거에 처음 출마해 무투표로 당선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조합원들의 신뢰와 기대가 클 것 같은데요
"조합원 덕분에 큰 영광을 안았습니다.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는 우리 농협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에 대해 조합원께서 공감해 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대에 부응하기 위해 저는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과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농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과 정보 제공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감귤은 우루과이라운드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결과로 오렌지를 비롯한 수입 감귤류에 무관세가 적용되면서, 국산 감귤은 가격 경쟁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합니다. 더 큰 위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미국산 오렌지의 수입 장벽이 낮아졌습니다. 특히 우리 농가가 힘든 것은 미국산 오렌지 수확 시기와 국내 노지 감귤 출하 시기가 겹친다는 점입니다. 품질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말이 쉽지 고품질의 생산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시설설치(하우스, 스마트팜 등)와 일손이 몇 배 더 듭니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명분으로 감귤류를 포함한 수입 과일에 무관세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국내 감귤 산업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국내 감귤 농가는 고품질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가격 구조상 소비자 선택에서 밀릴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 농가의 지속가능성 자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제주남원농협은 농작물 중 감귤이 99%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현재 위탁판매는 어느 정도 인지요
"조합원은 대부분 감귤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농협에서 위탁판매 출하는 약 20~25% 정도입니다. 사업확대를 위해 제2 유통센터 건립을 포함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심도 있게 추진 중입니다. 그
래야 유통 구조가 개선되고, 농가의 안정적인 수익이 보전됩니다. 품질 중심의 출하와 수급조절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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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들락감귤은 AI 형상 카메라와 비파괴 광센서를 활용한 정밀한 선별 과정을 거쳐 당도에 따라 3가지 브랜드로 출시됩니다. 최고인 곱들락스위트골드는 당도 13브릭스 이상이고, 곱들락클래식, 곱들락프라임으로 나누어 출하되고 있습니다. 첨단과학장비를 사용해 곱들락 감귤의 가치를 신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주감귤산업의 현황은 어떠한가요
"감귤은 단순한 1차 농업을 넘어 가공, 유통, 체험, 관광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된 6차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가공식품 개발, 농장을 활용한 체험 관광, 관련 축제 등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요. 이러한 연계를 통해 감귤 산업은 농촌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자리 확충과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제주 감귤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조언을 부탁합니다
"첫째, 품질 경쟁력 확보가 핵심입니다. 당도, 식감, 외관 등 품질 전반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선별 시스템의 고도화가 시급합니다. 둘째,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첨단 기술을 활용한 생산 효율성 향상과 더불어 젊은 인재들이 유입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요합니다. 셋째, 가공 및 농촌 체험 산업으로 확장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향도 중요합니다.마지막으로, 수급조절 및 유통 구조 개선 등 정책적 뒷받침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안정적인 생산과 가격 형성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농협 등의 협력이 시급해요."
-농촌인력이 매우 부족하다
"감귤 수확 시기와 농번기에 일손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합니다. 대안으로 외국인 계절 근로자 확대가 급해요. 근로자를 위한 숙소와 복지시설 등 생활 여건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고령 농업인들도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농기계 자동화 확대도 필요합니다."
-만감류 중 농작물 보상 재보험이 안되는 품목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일부 만감류 품목은 농작물 재해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고민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재해나 생리장해 발생 시 농가의 경제적 부담은 큽니다. 특히 만감류에서 자주 발생하는 열과 피해는 보험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감귤류 무관세 정책에 맞서야 하는 고품질의 감귤은 만감류가 대부분입니다. 재배 농가가 반복적인 피해를 입고도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농작물 재해보험의 대상 품목과 보상 범위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현재 농작물 재보험 제도 정비는 민간 보험사와의 협업도 필요합니다."
-감귤류 수급조절 방향에 대한 생각은. 민간주도 시행 첫해인데 장점은 있는지요
"민간주도의 감귤수급관리위원회가 설치되었고, 위원장으로서 고민이 많아요. 세가지 정도를 목표로 세워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첫째, 효율적인 민간 위탁 운영을 통해 감귤의 자율적인 수급관리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둘째, 농산물 수급 불안으로 인한 농가의 어려움을 최소화 할 것입니다. 셋째, 시장의 가격 안정을 통해 농가 소득을 보호하려 합니다. 민간이 주도함으로써 현장의 목소리를 더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제도는 실제 유통과 생산 현장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욱 유연하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제주 감귤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보다 많은 주체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