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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1마리 키우면 161만원 적자라는데… 통계치 대표성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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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5. 05. 29. 15:24

통계청, '2024년 축산물생산비조사' 발표
조사 대상 국내 '전문 비육 농가'로 한정돼
농가 88% 번식·비육 병행… "구조 미반영"
농식품부 "올해 사료비 하락 등 수치 개선"
한우
올해 1월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한우 할인지원 사업 '소(友)프라이즈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축산농가가 한우 1마리당 약 161만 원 적자를 본다는 통계가 발표된 가운데 해당 수치가 산업 전반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육환경 변화 등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축산물생산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고기용 한우(비육우) 한 마리당 순수익은 마이너스(-) 161만4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대비 13.2% 낮아진 것으로 사육비가 총 수입을 초과한 결과다.

통계청은 수익 적자 원인으로 한우 경락가격 하락을 꼽았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우(거세우) 평균 경락가는 1㎏당 1만7963원으로 전년 대비 3.5% 하락했다.

다만 해당 수치는 과거 통계가 처음 시작된 1999년 이후 조사방식 변화가 없어 국내 산업 전반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은 한우 비육우의 경우 조사 대상을 '비육우 전문 생산농가'로 한정하는데 현재 90%에 육박하는 농가는 송아지를 직접 생산해 출하하는 번식·비육을 동시에 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내 한우농가 88%는 송아지를 직접 생산해 살을 찌워 판매하는 등 '일관사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한우를 100두 이상 사육하고 있는 농가는 전체 6% 수준인데 해당 농가가 전체 사육두수의 6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아지를 직접 생산하는 농가는 송아지 구입비 등 생산비를 줄일 수 있다. 통계청 조사는 이같은 사육방식 변화, 규모화 등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농식품부에 의하면 올해 한우 사육 환경은 대부분 지난해보다 개선되고 있다. 사료가격은 2022년 1㎏당 615원 정점을 기록한 뒤 줄곧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4월 기준 전년 대비 4.3% 줄었고, 2023년과 비교했을 때는 11% 감소했다.

도매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암소 가격은 전년 대비 11.9%, 송아지 가격은 10.8% 올랐다. 한우 전체 평균으로 하면 4월 한 달 8.4% 상승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송아지 가격이 최저점을 기록한 해는 2023년도로 현재 출하되고 있는 소는 이 시기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해당 비용도 결국 생산비로 들어가기 때문에 농가 수익 등을 분석할 때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2024년은 특히 한우 공급과잉이 극심했던 시기다. 지난해 한우 도축마릿수는 약 99만 마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약 93만 마리가 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3.13% 줄어든 규모다.

한우 공급량 증가는 지난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한우 소비가 증가했고, 도매가격이 올라 농가 입식도 늘어났다. 해당 개체수가 지난해 시장으로 '홍수 출하'된 것이다.

당해 농식품부는 공급과잉을 우려해 '암소 13만9000마리 감축' 등 대책을 추진했다. 감축 실적은 올해 기준 13만6000마리로 약 98% 달성률을 기록 중이다.

선제적 암소 감축과 함께 소비촉진도 추진하고 있다. 소비가 늘어나면 유통 단계에서 수요가 늘어나 경락가 즉 도매가격 하락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농가 수익성 강화로 연결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반 농산물은 수요탄성치가 1보다 낮아 판매가격을 인하해도 소비가 늘기 어렵지만 한우는 약 12 수준"이라며 "가격 인하율이 클수록 소비량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소비촉진을 위해 한우 할인지원 사업 '소(牛)프라이즈 행사'를 지속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가정의 달을 맞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등심, 안심, 불고기·국거리류 등 품목을 최대 50% 할인 판매했다. 투뿔(1++등급)에서 2등급까지 다양한 품목이 포함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 정책과 함께 농가 협조 등으로 전반적인 (한우 산업 관련) 수치가 좋아지고 있다"며 "올해는 농가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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