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강화…경영권 분쟁 불씨 제거
국내업계 불황 속 실적 개선도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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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형 부사장은 그룹의 곳간지기라 할 수 있는 구매 재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기간 금호석화의 성과는 경영에 복귀한 박찬구 회장뿐 아니라 금호석화를 이끌고 있는 박준경 총괄사장, 박 부사장의 성적표로 남을 전망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 부사장은 올 들어 금호석화 주식 2742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에만 4번에 걸쳐 약 1억5000만원 수준의 주식을 사들였다. 금호석화 측은 "책임경영에 의한 지분 매입"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금호석화의 주가는 전날 대비 0.96% 오른 11만5200원에 마쳤다. 최근 1년간 최고가가 16만원대였음을 견주면 약 31% 떨어진 수준이다. 이 기간을 활용해 책임 경영 차원의 주식 매입도 진행하고 지분을 사들여 입지를 강화한 셈이다.
올해 박 부사장은 금호석유에 입사한 지 10년 차다. 박 부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근무하다 지난 2015년 7월 금호석유 구매 재무 상무로 입사했다.
현재 금호석화그룹은 악화할 대로 악화한 석유화학의 업황 외 그간 회사 성장에 발복을 잡던 박철완 전 상무와의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상태다. 지난해와 달리 올 3월 정기 주총에는 주주제안도 없었으며, 결정적으로 박 전 상무와 세 누나가 주식을 매도하면서 '주주가치 제고' 주장도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달 26일 기준 금호석화 지분율을 보면 박찬구 회장은 6.92%, 박준경 사장 7.4%, 박주형 부사장은 1.08%로, 합계는 15.4%다. 박철완 전 상무는 8.82%, 박은형·은경·은혜 등 박 전 상무의 세 누이의 지분율과 모친 김형일, 장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지분까지 합하면 총 10.32%다. 특히 세 누이는 지난해 10월 지분 매도에 이어 올해 1~2월에도 잇따라 매도를 지속하면서 지분율이 줄고 있는 추세다. 이들 일가의 지분 합은 10%를 간신히 넘는다.
이와 함께 금호석화의 실적은 올해 석유화학 업계가 최악의 불황을 지나고 있음에도 업계에서는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역시 다른 석유화학사들이 적자를 기록할 때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120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박찬구 회장이 지난 2023년 연말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이사로서 경영에 복귀한 것과 맞물려 합성고무 등 스페셜티 제품을 강점으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2분기부터는 중국 가격 약세 및 대외 불확실성으로 주력인 합성고무의 가격도 약세가 예상되며, 합성수지도 관세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구매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회사 측은 지속적으로 수익성 증대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