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안정·소비자 보호 흔들림없이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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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 원장은 5일 오전 퇴임식 전 출입기자들과 만나 "제 입장에서 보면 최적의 시기에, 제일 좋은 모양으로 그만둘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이라며 "새로운 기획재정부, 정책실에서 리더십을 보여줄텐데 금융감독원도 이세훈 수석부원장 중심으로 경제상황 극복,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지원하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퇴임 후 행보에 대해 이 원장은 금융·경제 거시 분야에서 몸을 담고 싶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그는 "현안이슈 위주로 하다보니 시각이 좁아진 것 같다"며 "해외 대학 연구기관 등 거시(금융·경제) 분야를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몇년 전 변호사 개업신고를 해놨다"먀 "법률상담을 하려면 변호사 개업도 해야하지 않나 싶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자녀가 고3인 만큼 1년이란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 원장은 역대 최연소 금감원장이자, 첫 검찰 출신으로 꼽힌다. 그는 2022년 취임 직후 레고랜드 사태, 흥국생명 콜옵션 사태를 겪었다. 이어 2023년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사태, 2024년 위메프 미정산 사태, 올해는 홈플러스 회생신청과 MBK논란 등 대규모 경제사건 해결에 나섰다.
이 원장은 퇴임사를 통해 당시 사건사고들을 회상하면서 "다양한 경제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금융시장의 유동성 위기를 관리하고 당국의 신뢰감 있는 메시지를 신속히 전달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하며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다섯 가지 당부사항을 전했다. 우선 '금융개혁을 통한 성장동력과 생산성 확보'다. 이 원장은 "금융산업의 지속발전은 침체된 성장동력 확보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며 "지금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문제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필요한 제도개선을 이루는 등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매우 중대한 시기인 만큼 당국과 금융회사, 기업, 투자자 등 모든 참여자들이 지속적인 금융개혁을 위해 합심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디지털 전환'도 강조됐다. 이 원장은 "머지않은 미래에는 금융당국과 다양한 경제주체가 디지털 전환을 통해 더욱 긴밀히 연결되어야만 효율적이고 투명한 금융감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유와 협업'도 이 원장이 제시한 키워드였다. 그는 "지난 몇 년간 금감원의 위상이 조금이나마 높아졌다면, 이는 다양한 정부부처와의 적극적인 정보 공유 및 협업 덕분"이라며 "적절한 보안을 전제로 우리가 가진 정보와 다양한 분석을 관계기관과 공유하고 협력하여 긴밀한 신뢰 관계를 지속해 달라"고 했다.
이 원장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업무의 방식, 범위의 확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기관이 업무 범위를 전통적인 영역으로 한정하고 과거의 방식만을 고집한다면, 우리 사회는 당면한 문제에 관해 적시의 정확한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며 "기관 간 업무 범위가 불명확하고 여러 기관에 걸쳐 있어 보이더라도 금융 전문가 조직으로서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 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시장과 언론과의 적극적인 소통도 당부했다. 그는 "금융이 심리라면, 금융감독은 메시지"라며 "시장과 적극적으로 호흡하는 과정에서 언론 비판에 대해서는 수용성을 높이며, 필요한 경우에는 신속한 조처를 하는 등 언론과의 긍정적 상호작용에 유념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