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금리가 가장 높다는 심리 투자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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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을 앞둔 예금보호한도 상향(5000만원→1억원) 또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 가입자들도 9월 1일부터 한도상향이 적용되기에, 만기가 돌아온 저축성 예금을 이자수익이 유리한 은행으로 옮기고 있다는 평가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5월말 저축성 예금 잔액은 982조5329억원으로 전월(962조9412억원)보다 2.03%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전월 대비 4.99% 증가한 181조5787억원을 나타냈다. NH농협은행은 208조7295억원으로 4.72% 늘었으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0.69%, 0.18% 증가했다.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하나은행만 0.15% 줄었다.
한국은행이 2월과 5월 올해에만 2차례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은행들의 예금금리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한 달 사이 5대 은행의 예금금리는 0.1%포인트에서 0.2%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시중에 판매되는 상품 중 3% 이상의 금리를 보장하는 예금이 거의 사라졌다.
그럼에도 저축성 예금이 늘어난 것은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예금금리가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심리가 안전을 추구하는 성향을 가진 투자자의 수요를 자극한 것이다. 올해 한국은행은 경기 부양을 이유로 2월과 5월 금리인하를 단행했으며,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6명 중 4명이 3개월 이내 추가 금리 인하 입장을 밝혔다. 시장은 하반기 2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채권과 달러, 금에 대한 투자 수요도 높아졌지만, 이들 상품은 원금손실 위험이 있다. 무엇보다 미국 상호관세 정책 등 글로벌 변수에 따라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는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이에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온 투자자들의 안전추구 성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오는 9월 시행되는 예금보호한도 상향도 은행에 돈이 몰리는 배경이 되고 있다. 기존 가입 상품도 예금보호한도 상향이 소급적용된다. 예금보호를 위해 5000만원씩 분산투자했다가 만기가 돌아오는 예금부터는 금리를 더 주는 은행이나 주거래은행으로 자금이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의 예금금리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만큼, 투자자들이 은행의 규모·안전성 등을 고려해 자금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 업권 간 머니무브보다는 시중은행 중 금리가 유리한 상품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더 활발해질 수 있다. 5대 은행 중 저축성 예금이 가장 많이 증가한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의 경우, 정기예금과 적금금리의 금리가 타 은행 대비 높은 상품을 보유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의 성향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며 "예금보호한도 상향 시행에 따라 분산된 자금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5대 은행 저축성 예금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