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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최측근에서 감세법 반대 중심인물 부상, 머스크의 계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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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6. 05. 11:12

머스크 "미국 파산 감세법 폐기위해 의원들에게 전화해라"
미 의회 예산국 "적자 2조4162억달러 증가 초래"
전기차·태양광 등 머스크 이익 배치
NASA 국장 지명 철회, 오픈AI 지원, 머스크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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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5월 30일(현지시간) 정부효율부(DOGE) 수장 역할을 마감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대화하고 있다./AP·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에 반대하는 중심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3일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앞장서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돼 130일간 활동하는 등 최측근으로 꼽혔던 머스크가 감세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이 법안이 자신의 주요 사업과의 이해관계가 걸려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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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감세 법안에 대해 "이 법안을 폐기하라(KILL the Bill)"고 촉구한 뒤 게재한 미국 할리우드 영화 '킬 빌(Kill Bill)' 포스터./머스크 엑스 캡처
◇ 머스크 "미국 파산 감세법 폐기 위해 상·하원의원에게 전화해라" 선동

머스크는 4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상원의원·하원의원에게 전화해라. 미국을 파산시키는 것을 괜찮지 않다고! 이 법안을 폐기하라(KILL the Bill)"고 선동하는 글을 올렸다.

이어 '킬 더 빌'과 발음이 비슷한 영화 '킬 빌(Kill Bill)' 포스터를 게시했다.

머스크는 또 "이 지출 법안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부채 한도 증액이 포함돼 있다"며 "부채 노예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울러 그는 "적자를 엄청나게 늘리지 않고 부채 한도를 5조달러까지 늘리지 않는 새로운 지출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의회 예산국(CBO)은 이날 이 법안으로 연방정부의 부채가 36조2000억달러에서 2조4162억달러 추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머스크는 연방정부의 부채 증가를 우려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투자 대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과거 발언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연방 하원에서 이 법안 통과에 앞장선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는 기자회견 영상에 답글을 달고 "이 법안을 실제로 읽는 사람은 누구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존슨 의장은 "새로운 법안을 만들 시간이 없다"며 "이 특별한 법안에는 기록적인 (지출) 감소, 미국 국민을 위한 기록적인 세금 감면 및 다른 모든 혜택이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28일 공개된 방송 인터뷰에서 "재정적자를 키우는 대규모 지출 법안을 보게 되어 실망했다"고 했고, 전날엔 "미안하지만, 나는 더는 참을 수 없다. 이 엄청나고 터무니없으며 낭비로 가득 찬 의회의 지출 법안은 역겹고 혐오스러운 것"이라는 글 등을 엑스에 올렸다.

머스크의 이런 주장에 공화당 소속 마이크 리(유타주)·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 등이 동조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머스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폴 상원의원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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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연방 하원의장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기자들에게 이번주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말하고 있다./AP·연합
◇ 미 의회 예산국 "감세법, 연방정부 적자 2조4162억달러 증가 초래"

감세 법안은 지난달 22일 하원을 통과해 상원 심리를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은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2017년 감세법에 따라 시행돼 왔으나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주요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미국 의회 예산국은 감세 법안으로 2029년까지 연간 세입이 4000억~5000억달러 줄어들어 10년간 총 3조6698억달러
의 적자 확인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이날 분석했다.

태양광 발전·전기차 및 배터리 등에 대한 세액 공제를 삭감하고, 메디케이드(저소득층 공공의료 지원) 지급 요건 강화 등으로 인한 지출 삭감은 연간 1000억달러 미만으로 10년간 총 1조2536억달러에 불과해 연방정부의 추가 적자는 2조4162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산국은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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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엑스(X) 최고경영자(CEO)가 2024년 1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열린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주최 축하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AFP·연합
◇ 감세법, 전기차·태양광 등 머스크 이익 배치...트럼프, NASA 국장 지명 철회, 오픈AI 지원도 머스크에 악재

머스크가 연일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한 감세 법안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자신의 사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머스크의 주력 사업인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최대 7500달러를 올해 말 중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또 주택의 태양광 설치 비용의 30% 공제를 올해 말 중단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지원금을 삭감해 테슬라에너지를 통해 태양광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머스크의 이익에 배치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자 재러드 아이작먼의 지명이 철회한 것도 머스크와의 사이를 벌리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아이작먼은 머스크의 스페이스 엑스 우주선 드래건으로 우주비행을 한 사업가로 머스크와 가까운 사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인공지능(AI) 프로젝트에 오픈AI를 주도적으로 참여시킨 것도 머스크에겐 악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다음날인 1월 21일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래리 엘리슨 미국 오라클 회장과 함께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대동하고 기자회견을 갖고 AI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5월 중순 방문한 아랍에미리트(UAE)의 데이터센터 설립에 오픈AI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데 했는데, 이에 머스크는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과 머스크는 2015년 비영리단체(NPO)로 오픈AI를 공동 설립했지만, 머스크는 2019년 오픈AI 이사직을 사임하고 투자 지분을 모두 처분했고,, 오픈AI가 지난해 12월 영리기업을 상위 조직으로 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을 때 머스크는 이 전환에 반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 관계다.

머스크는 자신의 스타트업 xAI를 통해 생성형 AI 그록(Grok) 서비스를 출시해 오픈AI의 챗GPT와 경쟁하고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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