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칭 무기 드론, 공군력 무력화 시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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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무인기(드론)가 더 이상 전술 보조 수단이 아닌 '전략 자산'으로 완전히 진화했음을 증명한 군사적 이정표다.
90분 만에 러시아 전략 공군기지 5곳을 타격하고, 러시아 공군의 핵심 전략 자산인 Tu-95MS와 Tu-22M3 폭격기와 2대의 A-50 조기경보기를 포함한 총 40여대를 파괴한 이 작전은 드론 중심의 비대칭 전력이 전통적 대칭 전력을 압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우크라이나 당국과 NATO의 분석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며, 이번 공습이 단순한 전술적 타격을 넘어선 전략적 대전환의 신호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은 3일 "이번 작전은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자폭형 드론 117기를 동원해 러시아 본토 내 다섯 곳의 전략 공군기지를 동시에 타격한 합동 작전이었다"며 "단 90분 만에 러시아 전략 항공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1대가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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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U에 따르면, 이번 작전에서 활용된 드론은 상당수가 전장에서 통신이 두절된 상황에서도 AI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해 자율적으로 비행 경로를 최적화하고 목표를 식별해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
발사된 드론 중 다수는 러시아 영토 인근 민간 컨테이너에서 은닉 상태로 대기하다 원격 명령에 따라 일제히 이륙했으며, 일부는 고정된 조기경보통제기 A-50U와 Tu-95MS 전략폭격기를 정밀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작전 영상을 4일 공개했으며, 영상에는 활주로에 줄지어 정렬돼 있던 폭격기들이 연쇄 폭발로 화염에 휩싸이는 장면도 포함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작전은 러시아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능력을 근본적으로 마비시킨 전환점"이라며 "드론 전력만으로 전략 공군을 제압한 세계 첫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NATO "러 전략기 40여대 타격"… 美 "실제 파괴는 10대 이상"
NATO 고위 당국자들은 이번 작전을 두고 "우크라이나가 수행한 가장 성공적인 공습 작전 중 하나"라고 4일 평가했다.
NATO는 "러시아의 전략 공군기지 5곳에서 폭격기, 정찰기, 조기경보기 등 총 40여 대가 파괴되거나 작전 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일부 기종은 완파됐고, 나머지는 부품 파손 및 화재로 장기 수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미국 정부는 보다 보수적인 분석을 내놨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관리는 4일 로이터통신에 "우크라이나가 주장하는 41대는 다소 과장됐을 수 있다"며 "위성 및 영상 분석 결과, 실제 파괴된 항공기는 약 10대 이상이며, 피해를 입은 항공기는 최대 20대 정도"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는 "전략적으로 볼 때 러시아 공군의 작전 능력에 상당한 손실을 입힌 것은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 "北·이란도 참고할 모델"… 한국 등 주변국 대응 촉각
NATO 내부에서는 "이번 작전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드론 중심 비대칭 전략을 추진하는 북한·이란 등에도 매우 매력적인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보버(BOBER) 및 류티이(Liutyi) 드론은 소형화·저비용화된 자폭 드론으로, 이들 무기 체계가 복잡한 방공망을 뚫고 심장부에 도달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 서방 군사 전문가는 "방공망을 통과하는 데 성공한 100여 대의 드론이 단일 작전으로 러시아 전략 폭격기의 3분의 1을 무력화했다는 점은 전통적 공군 개념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이는 F-35나 Tu-160 같은 전통 항공기 중심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