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달러 드론이 1천5백만달러 전략폭격기를 무너뜨렸다…우리 군에 주는 경고

△드론 한 대가 전략폭격기를 이겼다
△AI·자율비행 드론이 러시아 공군력 무력화… '고비용 전력' 시대의 종언 선언
△한국에 주는 전략적 경고

올해부터 드론작전사령부에 실전 배치중인 폴란드 제조 자폭드론, 자료: 국방부, 폴란드 WB그룹, 연합

2025년 6월 1일 새벽, 우크라이나가 감행한 대규모 무인기 공습 '스파이더 웹 작전'은 전통적 전쟁 양식을 뒤흔든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단 90분 만에 러시아 전략폭격기 전력의 3분의 1을 무력화한 이번 작전은 '드론이 전쟁의 게임 체인저'임을 입증한 결정적 사례다.

이제 드론은 단순한 전술자산이 아니라, 전략전 전체를 좌우하는 주력 전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 1달러로 100달러 파괴… 고비용-저비용의 역전

이번 공습의 핵심은 '비용의 비대칭'에 있다.

러시아의 Tu-95MS 전략폭격기 한 대 가격은 약 1억 달러. 반면 우크라이나가 동원한 '보버(BOBER)'나 '류티이(Liutyi)'급 자폭형 드론의 단가는 수천에서 수만 달러 수준이다.

수백만 달러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전력을 궤멸시킨 이번 작전은, 21세기 전쟁이 '비용 효율성'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군사력의 질적 우위보다 속도·지속성·기민성이 결정적 변수가 된 것이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에 드론작전사령부가 운영하는 원거리정찰용소형드론 사진이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실렸다. 그만큼 북한도 드론 무인기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내는 방증이다. 조선중앙통신 사진 캡쳐

△ 러시아 방공망, 드론 앞에 뚫렸다

스파이더 웹 작전은 또 다른 진실을 드러냈다.

이른바 '철벽 방어망'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다층 방공체계가 드론 앞에 무력화됐다는 점이다.

S-400, Pantsir-S1 등으로 구성된 방공망은 소형·저피탐 드론의 물량 공세와 AI 기반 회피 기동 앞에서 무력했다.

AI가 실시간으로 경로를 최적화하고, 탐지된 위협에 자율적으로 대응하면서 기존의 '고정식 방어'는 사실상 무의미해진 것이다.

△ 드론은 더 이상 전술자산이 아니다

과거 드론은 정찰이나 제한적 타격을 위한 전술 자산이었다.

하지만 이번 작전에서 무인기는 전략 공군기지와 조기경보기, 방공기지, 후방 보급시설까지 정밀 타격하며 전략 자산으로 변모했다.

이제 공군력은 사람이 타는 전투기·폭격기만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자율비행·AI제어·집단 작전이 가능한 무인기 네트워크가 전장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 인간 없는 전쟁, 현실이 되다

스파이더 웹 작전은 '인간 없는 전쟁(Human-out-of-the-loop warfare)'의 실현을 예고한다.

AI가 작전을 지휘하고, 드론이 표적을 식별·추적·타격하는 전투가 인간 개입 없이 진행됐다.

이는 자율살상체계(Autonomous Lethal Systems)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더 이상 학문적 공론이 아님을 보여준다.

무기를 통제할 주체가 인간이 아니라 알고리즘이라는 사실은 안보와 윤리의 경계마저 뒤흔들고 있다.

△ 한국에 주는 전략적 경고

이번 작전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러시아처럼 고정식 전력을 중심으로 하는 방어 체계는 드론 전쟁에 취약하다. 방공망은 '양'이 아니라 '정보 연동·지능화'로 가야 한다.

또한 북한, 이란 등 비대칭 전략을 추구하는 국가들이 이번 모델을 신속히 모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드론 방어 체계와 자율 무인전력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무인기는 미래가 아닌 현재다

'스파이더 웹 작전'은 무인기가 단순히 병참이나 정찰용이 아닌, 전략 공군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장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작은 무기의 전략화, 전술의 전략화가 이뤄지면서 21세기 군사 패러다임은 근본적 재구성을 요구받고 있다. 인간이 빠진 전쟁, 무인이 주도하는 전쟁은 이미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