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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24시] 자율방범대 ‘모바일 앱’ 관리…경찰 내부선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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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5. 06. 05. 13:58

현장 경찰들, 자율방범대원 설득에 부담…“왜 우리가 사정하냐”
60~70대가 주력인 방범대, 디지털 접근성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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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경찰이 자율방범대의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자율방범대 모바일앱'을 전국적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 내부에서는 이를 둘러싼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약 6개월간 예산 3억6500만원을 투입해 '자율방범대 관리·운영시스템'의 일환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4일부터 올해 1월 10일까지 시범운영을 거쳐 지난 1월 20일부터 전국으로 확대해 운영 중이다.

해당 앱은 △자율방범대 현황 관리 △(범죄) 취약장소 공유 △순찰 활동 실적 자동 관리 기능을 담고 있다. 경찰은 이를 통해 치안 협력단체의 활동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지자체와의 연계를 통해 예산지원 등의 실질적 대책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범운영 당시에는 사용자 만족도가 높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정작 현장 경찰관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경찰 내부 익명 커뮤니티에는 "자율방범대 모바일앱 시행하지 말아달라"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경찰관은 "경찰이 굽신거리며 방범대원에게 앱을 깔아달라고 사정하는 상황"이라며 "해당 담당자는 현장의 현실을 아는가. 경찰 체면이 문제가 아니다. 이건 정말 아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수백 명에게 일일이 앱 설치를 부탁해야 하는 현실이 말이 되냐"며 "자율방범대 활동을 감시하려는 수단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일부는 "차라리 본청에서 리뷰 이벤트라도 열라"고 꼬집었다.

앱 도입 취지는 자율방범대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범죄예방 활동을 지원하려는 것이지만 실상은 현장 경찰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기준 자율방범대는 전국 4529개 단체, 9만2389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대부분이 60~70대의 고령층이다. 현장에서는 "이 연령대가 스마트폰 앱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크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율방범대가 법적 근거가 없어서 활동 실적이나 현황 관리가 각 단체별로 다양하게 이뤄졌다"며 "자율방범대 관리·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모바일 앱까지 개발해 현장에서도 손쉽게 입력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령대가 높거나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지 않은 대원도 있는 만큼 강제적으로 도입할 수는 없다. 기능과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자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나오는 불편 사항이나 건의 사항을 수렴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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